‘넥스트 팬데믹 대응’⋯ CEPI와 손잡은 K-바이오,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을 맞잡았다. 백신 연구·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다음 팬데믹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일찌감치 철저한 준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EPI는 공공·민간·자선·시민 단체 간의 파트너십(연합체)이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미래 신종 전염병의 창궐을 차단하기 위한 백신 개발을 위해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했다. 한국을 포함한 30개국 이상의 정부기관과 다수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등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CEPI는 기존 전염병은 물론 또 다른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우려가 있는 ‘질병(Disease) X’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백신 개발에 투자해오고 있다. 현재 개발 중에 있는 다양한 병원체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백신 후보군을 폭넓게 지원 중이다.
기업별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EPI와 백신 제조시설 네트워크(VMFN)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팬데믹 발병 시 CEPI와 협력해 전 세계에 신속하게 백신을 공급하고 글로벌 보건안보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은 CEPI의 요청에 따라 한국에 우선적으로 공급된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EPI가 개발 지원 중인 백신 생산을 위한 ‘우선 생산 기업’으로 지정된다. 향후 팬데믹 발생 시 CEPI 요청에 따라 최대 5000만회 분의 백신과 10억회 분의 완제의약품(DP) 백신 전환이 가능한 원료의약품(DS)을 생산하게 된다. 이 외에도 양측은 재조합 단백질 백신의 화학·제조·품질(CMC) 공정 개발 강화와 예비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팬데믹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모의 훈련도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야생형 H5 인플루엔자 발병 상황을 가정하고 항원 개발에서 백신 제조·공급에 이르는 전 주기 공정 역량의 신속성과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제백신연구소(IVI)가 주관한 ‘한국형 100일 미션 도상훈련’에 참여했다.
이번 도상훈련은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초기 대응부터 백신 개발·공급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가상 시나리오로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팬데믹 상황에서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와 공공·민간 협업 메커니즘을 점검하며 대한민국의 팬데믹 대응 전략과 민관 협력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CEPI, 게이츠 재단 등과 협력하며 차세대 백신 개발과 대규모 생산·공급 경험을 쌓아왔다. 특히 자체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통해 공공·민간·국제기구 협력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경험은 향후 국제 공조 기반의 팬데믹 대응 역량을 고도화하는 밑거름이 됐다.
GC녹십자도 mRNA 의약품 개발의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제조사로 참여해 mRNA 플랫폼을 활용한 백신 개발·생산 역량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팬데믹 상황 시 임상 및 허가 절차의 탄력적 적용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정부와의 협력 하에 보다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또한 이번 도상훈련을 통해 증명된 백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기구와의 백신 개발 및 조달 협력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