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싼 방이 70만 원"…치솟는 대학가 월세에 학생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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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아껴도 식비와 교재비, 휴대폰 통신비, 교통비 등 고정 지출이 매달 70만 원 정도 돼요. 여기에 월세까지 내면 생활비가 두 배로 들 텐데 걱정이에요."
연세대 2학년 이주원(22·광주)씨는 "대입 반수를 했던 2년 전에도 서울 대학가에서 자취를 했는데 그때보다 평균 월세가 5만~10만 원 오른 것 같다"며 "학교 기숙사도 학생들이 몰리면서 예전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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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방 구하려 학교서 먼 동네까지 물색
고시원·하숙집으로 '주거 하향' 현상도
기숙사 확충·주거비 지원 등 대책 필요

"아무리 아껴도 식비와 교재비, 휴대폰 통신비, 교통비 등 고정 지출이 매달 70만 원 정도 돼요. 여기에 월세까지 내면 생활비가 두 배로 들 텐데 걱정이에요."
전남이 본가인 연세대 2학년 유모(20)씨는 최근 기숙사 입주 모집에서 탈락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다음 달이면 새 학기가 시작되는데 기숙사 결원을 채우는 추가 모집은 개강 이후라서 급하게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 처지다.
하지만 학교 주변 원룸은 신입생 수요까지 겹치면서 이미 동났고, 남아 있는 매물은 관리비를 포함해 월세가 7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유씨는 9일 한국일보에 "지하철 2호선으로 학교까지 한 번에 닿는 신림역 인근으로 범위를 넓혀 방을 찾아봤지만, 통학 시간이 40분가량 걸려 고민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3월 새 학기를 앞둔 대학가 분위기가 유독 무겁다. 고물가로 인한 식비 상승에 주요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 압박이 겹친 상황에서 대학가 월세까지 치솟으며 학생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는 탓이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둘러보니, 원룸 월세가 평균 70만~90만 원에 형성돼 있었다. '아주 저렴한 매물'이라 소개된 방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가 66만 원이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겐 상당히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연세대 2학년 이주원(22·광주)씨는 "대입 반수를 했던 2년 전에도 서울 대학가에서 자취를 했는데 그때보다 평균 월세가 5만~10만 원 오른 것 같다"며 "학교 기숙사도 학생들이 몰리면서 예전보다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월세 인상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와 맞닿아 있다. 전세사기 공포와 대출 규제로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소형 원룸이 밀집한 대학가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월세가 급등한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월세 가격 지수는 기준 시점인 지난해 3월을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12월 101.51을 기록했다. 조사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최고치였다. 지난해 10~12월 서울 오피스텔 월세도 7~9월보다 0.76% 상승하며 집계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외국인 유학생 대거 유입에 따른 월세 수요 급증은 대학가 월세를 견인한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유학생은 30만8,838명으로, 2024년 같은 달(26만3,775명)보다 17.1%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15만3,361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2배 늘었다.
서대문구에서 10년 넘게 부동산 중개업을 해 온 유모(61)씨는 "엔데믹 이후 외국인 유학생 수요가 늘어나 매물은 부족하고 월세는 오르는 추세"라며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매물이 나오자마자 당일에 빠진다"고 말했다.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이 고시원이나 하숙집으로 밀려나는 '주거 하향' 현상도 나타난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오모(20·전북 익산)씨는 "고시원은 보증금이 거의 없고 하숙집은 식사를 제공해 줘 부담이 덜하다"며 "부모님께 손 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과외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할 예정"이라고 토로했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기본 생활이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주거 안전망을 마련해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와 집값 폭등 등 구조적 문제가 학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복합적인 현상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기숙사 확충, 주거비 지원 등 다방면으로 장기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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