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선수가 보이나요 우아한 모델이 보이나요
中 스타 구아이링 슬로프스타일 銀

프리스타일 스키 ‘올림픽 3관왕’에 도전장을 냈던 중국의 구아이링(23)이 0.38점 차이로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9일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에서 86.58점으로 은메달을 땄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처럼 마틸드 그로모(26·스위스)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슬로프스타일에서 2연속 은메달을 딴 구아이링은 남은 하프파이프와 빅에어 종목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구아이링은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퍼스타 중 하나다. 미국 스탠퍼드대 재학생 신분으로 출전한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 3개(금2, 은1)를 땄는데 프리스타일 스키 역사상 최연소 금메달리스트였다. 지난달엔 FIS(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 월드컵 통산 20승을 거두며 역대 최다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밀라노에서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그는 “한 번도 우승해 본 적 없는 것처럼 훈련하고,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것처럼 경기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구아이링은 스키복을 벗으면 더 뜨거운 인기를 누리는 ‘셀럽(celebrity)’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216만명에 달하고, 루이비통·구찌 같은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연간 수백억 원을 벌어들인다.
경기장 안팎에서 완벽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녹록지 않다. 중국에선 “미국으로 돌아가라”, 미국에선 “돈 벌러 간 배신자”라고 비판받는 식이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하고, 운동선수인지 모델인지 미심쩍은 행보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할 때가 많다.
미국인 아버지, 중국인 어머니를 둔 구아이링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자랐다. 세 살 때 스키를 시작한 뒤 두각을 나타내 미국 주니어 대표로 뽑혔지만, 16세이던 2019년 돌연 중국으로 귀화를 결정했다. 문제는 구아이링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귀화를 했는지 여부다. 중국은 원칙적으로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데, 그는 미국 시민권 포기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나는 미국에 있을 때는 미국인이고, 중국에 있을 때는 중국인”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모호한 태도를 취하다 보니 양국에서 모두 비판이 나온다. 미국 현지에선 “미국의 유망주가 돈을 위해 국가를 버렸다” “미국 덕에 스키 선수로 성장했는데 기회주의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반대로 구아이링이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고 “향후 중국 대표팀에서 계속 뛸지 미지수”라고 밝히자 중국에선 “돈 벌 때만 중국인이냐” “입금을 해야 ‘중국의 딸’이 된다”는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실제로 구아이링이 2022년 이후 중국 기업 등 각종 광고 계약을 통해 번 돈은 1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4억명의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스타 이미지를 가진 영향이 컸다. 구아이링은 이번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 가운데서도 ‘스키 여제’ 린지 본(42·미국),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스타’ 코너 맥데이비드(29·캐나다) 등을 모두 제치고 최근 연간 수입 1위(2300만달러·약 336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스키 대회로 번 상금은 10만달러(약 1억4600만원)에 불과해 일각에선 ‘모델이 본업이고 스키 선수는 부업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구아이링은 이런 논란에 크게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는 “나에게 모욕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그 에너지를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는 데 썼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중국에서 나만의 연못을 만들고 싶었을 뿐, 돈을 벌려고 귀화한 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나는 물리학자와도 대화할 수 있고, 런웨이 모델로도 설 수 있다”며 “여러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또래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도 했다. 실제로 구아이링의 등장 이후 중국에서 동계 스포츠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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