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냐, 독일이냐”…캐나다, 60조 잠수함으로 ‘한·독 투자경쟁’ 부추겨

박양수 2026. 2. 9.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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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 나선 한국과 독일이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가 잠수함 수주전을 고리로 한국과 독일에 무엇을 더 내놓을 수 있는지 묻고 있다.

캐나다 입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캐나다와 독일이 나토 동맹국인 만큼 한국이 잠수함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캐나다와의 관계 격상 의지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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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현대차 공장 설립
독일엔 폭스바겐 시설 요구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 조달 장관 일행이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HD현대 관계자들로부터 잠수함 모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HD현대 제공]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 나선 한국과 독일이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배후에는 캐나다의 은근한 부추김이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주문은 잠수함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캐나다 내 민간 분야에 투자하라고 것이다. 특히, 자국의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자동차 분야 투자를 양국에 요구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가 잠수함 수주전을 고리로 한국과 독일에 무엇을 더 내놓을 수 있는지 묻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이후 제조업에 큰 타격을 입은 캐나다는 지난달에만 2만4000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잠수함 프로젝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국방 투자 계획이다. 캐나다로선 이번 수주전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에 대한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잠수함 수주전에선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경쟁 중이다. 캐나다는 한국에는 현대자동차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투자를 입찰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진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지난 5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잠수함 입찰 제안 때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해법이 포함되기를 기대한다”며 이런 의사를 내비쳤다.

잠수함 수주전을 지원해온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앞서 캐나다가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FT에 따르면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캐나다 방산 특사단에 합류하며 잠수함 수주전 지원에 나서기는 했지만, 현재로선 캐나다에 생산 시설을 설립할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독일은 폭스바겐이 캐나다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란 이점을 갖고 있다.

캐나다 입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캐나다와 독일이 나토 동맹국인 만큼 한국이 잠수함 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캐나다와의 관계 격상 의지를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 캐나다 군 관계자는 한화의 생산 속도가 독일 경쟁사보다 빠르기 때문에 잠수함을 더 신속히 인도할 수 있다며 “어떤 잠수함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지난주 미국 관세 영향으로 직원 1000명을 해고해야 했던 캐나다 철강업체 알고마 스틸과 강재 공장 건설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수주전에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캐나다 국방협회 자비에르 델가도 연구원은 “카니 총리는 이번 입찰 경쟁이 캐나다에 제공한 전례 없는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이것이 카니 총리 식의 ‘거래의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퓨어 특임장관도 “최상의 경제적 기회를 제시하는 곳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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