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회동 못했던 최태원, 석 달 만에 미국서 젠슨 황과 ‘99치킨 회동’

김경학 기자 2026. 2. 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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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협력 강화 논의한 듯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왼쪽)가 지난해 10월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DGX스파크’를 선물하고 있다. 경주 | 김경학 기자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에 동참하지 못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개월여 만에 미국 치킨집에서 황 CEO와 만났다.

9일 경제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 회장은 지난 5일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 ‘99치킨’에서 황 CEO와 만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업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참가를 위해 방한했던 황 CEO는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났다. 애초 최 회장도 참석을 검토했지만 APEC CEO 의장이라 불가피하게 동참하지 못했다.

서밋 현장에서 기자가 두 사람에게 ‘치맥 회동을 언제 할 건지’ 묻자 황 CEO는최 회장에게 “오늘 밤 뭐하냐”고 제안했지만, 최 회장은 “오늘은 힘들다”라고 답했다.

캘리포니아에서 3개월여 만에 열린 회동에서 양측은 올해 엔비디아가 선보일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적용할 HBM4의 공급 계획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SK하이닉스는 기업설명회에서 고객과 협의한 일정에 맞춰 계획대로 HBM4 양산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합 AI 솔루션 공급사를 지향하는 SK그룹 전략과 관련한 양사의 접점 확대가 모색됐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사명을 ‘AI 컴퍼니’로 바꾸고 AI 반도체·솔루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SK아메리카스 이사회 의장과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의 회장을 맡은 최 회장은 미국 빅테크와의 연쇄 미팅을 위해 이달 초부터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아메리카스는 SK그룹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 법인이고,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SK그룹 서부 지역 최대 거점으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략적 협업을 주도하고 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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