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큰손 홀린 K방산…연합작전 펼쳐 중동 세일즈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정지성 기자(jsjs19@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6. 2. 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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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2026 국제방산전시회 르포
한화 등 K방산 기업 39개社
전시장 입구부터 위용 뽐내
K9 자주포 등 첨단방산 관심
韓·사우디 국방부장관 회담
양국 국방硏 MOU까지 체결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WDS) 2026’에서 한국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6.2.9 [LIG넥스원 제공]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에서 개막한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 제3전시장 입구를 들어서자 한국 방산기업들은 입구 바로 앞에서부터 스크럼을 짜듯 나란히 대형 전시관을 세워 위세를 과시했다. 한화 방산 3사·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 전시관에서는 사우디에 제안 중인 주요 무기체계 모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제3전시장에는 주최국인 사우디를 비롯해 중국·러시아 방산기업의 전시관이 함께 위치해 치열한 경쟁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국 방산기업 39곳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중동 최대 방산시장에 깃발을 꽂기 위한 ‘연합작전’을 개시했다. 주요 방산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은 원팀을 꾸려 오는 12일까지 진행되는 WDS에서 지상·해상·공중 무기체계 도입 사업을 추진 중인 사우디에 K방산의 저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함께 만든 통합한국관에도 ‘작지만 강한’ 방산장비 기업들의 홍보 부스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중견·중소기업들도 ‘전초기지’처럼 대기업 전시관 주위에 홍보 부스를 차린 광경은 마치 대규모 연합부대의 군영(軍營)을 보는 듯했다.

군복 차림의 외국 군인들은 물론 아랍 전통 복장을 한 관람객들도 ‘동급 최강’ K방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방산기업들도 ‘비전 2030’ 정책에 따라 5년 안에 국방 지출의 50% 이상을 ‘현지화’하려는 목표를 세운 사우디에 적극 호응하는 모양새다.

한화 방산 3사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WDS 2026에 참가해 AI 기술 기반 미래형 통합 무기체계를 선보이고 있다. [한화 사진제공]
한화 방산 3사는 전시관에 ‘K방산 대표선수’인 K9A1 자주포 실물 크기 모형을 배치해 위용을 자랑했다. 한화시스템은 드론·로켓 등 다변화된 저고도 위협에 대응하는 지상무기의 ‘눈’ 역할을 하는 다목적레이다(MMR)를 이번 WDS에서 처음 공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관람객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WDS) 2026’에서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장보고-III 잠수함 소개 영상을 보고 있다. [리야드=국방부 공동취재단]
한화오션은 사우디가 주목하는 3600t급 디젤 잠수함 장보고-III를 적극 홍보했다. 사우디 수주의 주요 조건으로 평가받는 현지 생산 시설 구축과 기술 이전을 염두에 둔 듯 잠수함 기지 건설부터 정비, 승조원 교육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토털 패키지’를 제안했다.

HD현대중공업은 신형 호위함 5척을 도입하려는 사우디의 요구 조건에 맞춘 6000t급 함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HD현대중공업 역시 호위함을 단계별로 현지 생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LIG넥스원이 2월 8일부터 5일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중동지역 최대 규모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WDS 2026(World Defense Show 2026, 이하 WDS)에 참가한다. 통합대공망, 차세대 항공무장, 유무인복합체계를 아우르는 차세대 종합솔루션을 선보이며 중동시장 확대에 나선다. [LIG넥스원]
2024년 사우디에 천궁-II(중거리지대공미사일)를 수출했던 LIG넥스원은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신궁(휴대용 지대공미사일) 다층 대공방어체계를 내놨다. 특히 이날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 국방부 장관도 LIG넥스원 전시관을 방문해 한국산 통합대공망에 대해 주의를 기울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WDS) 2026’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스를 살펴본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진흥회]
KAI는 올해 양산을 앞둔 한국형 4.5세대 전투기 KF-21가 사우디 공군 현대화의 적임자임을 부각시켰다. 또 KF-21과 전투기협업다목적무인항공기(SUCA) 4기 편대가 연계된 유무인 복합체계의 미래상도 제시했다. KAI 관계자는 “KF-21은 4차 산업혁명 시기 이후 (서방 진영에서 개발된) 유일한 항공기”라며 “경쟁기들에 비해 확장성이 뛰어나고 5세대로의 발전이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현대로템 전시관에는 샤완 마즈하르 알리 라완두지 이라크 국방부 2차관이 방문해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K2 전차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다.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필두로 미래 전장의 핵심 기술도 대거 공개했다. 특히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에 드론 방어 시스템을 탑재해 처음 공개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라크가 작년 11월 총선 이후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데, 내각이 꾸려지면 (수주와 관련한) 진전이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2026 세계방산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2.9 [국방부 제공]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날 육군대장 출신인 강신철 신임 주사우디대사와 함께 WDS 전시장을 방문해 한국 방산기업 전시관들을 둘러봤다. 안 장관은 LIG넥스원 전시관에서는 “대한민국 미사일 방어체계가 사우디 방공망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주면 고맙겠다”며 격려했다. 그는 KAI 전시관에서는 앞으로도 KF-21의 양산과 전력화, 수출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이번 WDS에서 한국의 대·중소 방산기업이 협력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안 장관은 칼리드 장관과 회담을 통해 양국 간 방산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도 약속했다.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와 사우디 국방연구소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국방연구개발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안 장관은 칼리드 장관에게 “미래지향적인 국방·방산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자”며 연내 방한을 제안했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공동취재단·서울 김성훈·정지성·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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