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숙 동명대 바른부동산아카데미 주임교수 “재개발·재건축으로 도심 내 안정된 주택 공급 절실”
신도시 조성, 토지 수용 등 절차 수월
인프라 전무해 도심 역할엔 20년 걸려
정비사업 패스트트랙 가동 공급 증대

“시민들이 원하는 주택 공급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도시 외곽에 새롭게 조성하는 신도시로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동명대 바른부동산아카데미 박영숙 주임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주택 공급 문제부터 잘 풀어나가야 집값은 물론 서민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은 물론 서울과 경기 등 전국 곳곳을 누비는 박 교수는 실전형 부동산 전문가로 유명하다.
박 교수는 “주택 공급 부족 여파로 집값 급등, 전·월세난, 사회초년생 주거 불안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나타났다”며 “급한대로 오피스텔이나 빌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이내 전세사기가 대한민국을 휩쓸면서 지금은 말조차 꺼내기 힘든 상황이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 문제를 해소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택지 조성부터 착공, 입주 등 사업 절차를 고려하면 지금 준비해도 결과는 6~7년 뒤에야 현실화된다. 신도시 조성은 절차적으로는 수월한 선택지에 속한다. 거주자가 적어 적어 토지 수용 등이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프라가 전무한 신도시가 새로운 도심 역할을 하려면 20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학교, 직장, 병원, 쇼핑 등 도심 인프라를 누리던 사람이 초기 신도시에서 뿌리를 내리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며 “결국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도심 내 안정된 주택 공급을 늘려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에 시행되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12월 해운대 2구역 4694세대와 화명·금곡지구 12구역 2624세대가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앞으로 이들 단지에는 용적률 완화, 용도지역 변경 특례, 신속한 인허가 절차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박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단순 특례 제공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일산 등에서도 제자리 재건축·독립정산이냐 통합분양·통합정산이냐 등을 두고 갈등이 발생했다”며 “한 구역에만 수천 세대에 달하는 입주민 이주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주를 위한 순환 주택 등을 제때 마련하지 못한다면 결국 인근 전셋값 인상을 부추겨 서민들은 외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과도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박 교수는 “다주택자들을 규제하고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명목으로 규제 강화 일변도로만 부동산 정책이 가면 오히려 전세 품귀 현상을 일으킨다”며 “이는 전셋값을 상승시키고 매매 가격마저 들어 올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부산에서도 ‘전셋집 안 보고 계약금부터 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올해 부산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 수순을 밟으며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해운대구나 수영구 등 부산 일부 상급지가 상승률을 높인다고 해서 이곳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서울에 비하면 지방은 사실 제자리를 찾아가지도 못한 것이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부산진구 광산마을(당감1동) 새뜰마을사업 총괄 코디네이터도 함께 맡고 있다. 노후 집수리, 빈집 철거, 도시가스 설치, 어르신 돌봄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박 교수는 “도심 모든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가능하지는 않다. 정비사업만 바라보고 있기엔 당장 도움이 필요한 주거 취약계층이 굉장히 많다”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면서 장기적으로 재개발을 도모하는 형태로 낙후된 도심 공간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사진= 정대현 기자 j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