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서 헬기 추락으로 2명 사망…끊이지 않는 경기도 군 헬기 사고 [현장, 그곳&]
군 당국, 동일 기종 헬기 운항 중지 “사고대책본부 구성해 원인 조사”

“전쟁이라도 난 줄 알고 뛰쳐나왔는데 헬기가 떨어져 있었어요.”
9일 오후 가평군 조종면 조종천변에서 만난 주민 A씨(64)는 “사고 직전 인근 부대에서 출발한 헬기가 머리 위를 지나갔으며, 그중 한 대가 돌연 통제를 잃은 것 같아 보였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헬기가 강가로 곤두박질쳤고 먼지 구름을 만들었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헬기 추락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 있었는데 폭탄이 터지는 굉음과 함께 건물이 흔들려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헬기가 추락한 현장은 인근 주택에서 불과 수십m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또 다른 주민 B씨(63)는 “평소에도 헬기가 자주 지나다녔지만 마을로 추락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 현장을 보고 난 후에는 ‘다음엔 머리 위 헬기가 집 쪽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두려워졌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오전 11시4분께 가평군 조종면 일대에서 비상절차 훈련(엔진을 끄지 않은 채 비정상 상태와 유사한 상황에서 비상착륙하는 비행 훈련)을 진행하던 15항공단 예하 대대 소속 육군 헬기AH-1S(코브라)가 원인 미상의 이유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50대 준위 A씨와 30대 준위 B씨 등 조종사 2명이 심정지 상태로 포천, 남양주 민간병원에 이송됐지만 모두 사망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서 화재, 폭발은 일어나지 않으면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사고 이후 동일 기종 헬기에 대한 운항을 중지하고, 육군본부 참모차장 대리(군수참모부장)를 주관으로 사고 대책 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관계 기관들과 사고 원인 조사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조사에 빈틈이 없도록 할 계획이며 유족 지원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내 군 헬기가 추락하거나 불시착한 사고는 북부,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07년 의정부에서는 육군 항공단 소속 헬기가 꼬리 날개 부분 이상으로 불시착했고, 2008년 양평군에서는 응급환자 이송 후 복귀하던 헬기가 추락해 7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어 2010년 남양주에서는 헬기 추락으로 2명이 숨졌고, 2021년과 2022년 포천에서는 헬기 불시착으로 탑승자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추락한 기종은 우리 군이 1980년대 후반부터 도입해 운영 중인 공격 헬기며, 기체 노후화로 2년 뒤부터 순차 퇴역이 예정된 상태다.
김도균 기자 dok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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