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라피더스에 27조원 투입·TSMC 증설…내년 2나노·3나노 동시 생산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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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건에 가속도가 붙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일본을 반도체 강국으로 재도약시키겠다"고 공언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8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2차 대전 이후 거둔 최대 압승을 바탕으로 더욱 공격적인 반도체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총 2조 9000억 엔(약 27조 822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는 등 라피더스의 성공에 명운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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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더스 40나노→2나노 점프
애플·구글 등과 공급 협상 착수
TSMC는 구마모토 2공장 증설
日 소부장 강점과 시너지 노려
반도체 전·후공정 수직 계열화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를 사흘 앞둔 이달 5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이날 도쿄에서 선거운동에 한창이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직접 만나 ‘깜짝 선물’을 안겼다. TSMC가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인 일본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서 기존 6~12㎚(나노미터·10억분의 1m)보다 앞선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정부에 공식 제출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의 3나노 반도체 양산 계획은) 일본 내 반도체 제조 로드맵을 강화하는 것으로 다카이치 총리의 기술 야망에 대한 승리”라고 짚었다.
다카이치 내각의 총선 압승 이후 막대한 예산과 국가 주도 반도체 육성에 대한 지지를 발판으로 일본의 반도체 산업 재건에 가속도가 붙었다. 다카이치 정부는 현재 40나노 수준인 독자 반도체 생산 기술을 8단계 건너뛰어 내년에 2나노까지 따라잡겠다는 계획이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2022년 설립한 반도체 파운더리 기업 라피더스는 내년 2나노와 3나노 반도체 동시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라피더스가 2029년에는 2나노보다 더 나아가 1.4나노 제품 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이 2나노·3나노를 동시에 양산할 수 있는 것은 대만 TSMC를 우군으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라피더스는 TSMC를 통해 3나노, 라피더스 자체 기술로 2나노 양산을 동시에 추진한다. 특히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 TSMC에 맡기는 3나노 양산은 인공지능(AI)과 로봇용,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가 직접 양산할 2나노는 초고성능 컴퓨터용으로 구분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하는 ‘쩐의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라피더스에 들어간 일본 재정은 2조 9000억 엔(약 27조 822억 원)이다. 범위를 일본 반도체와 AI로 넓힐 경우 투입되는 일본 재정 규모는 2030년까지 10조 엔(약 93조 3870억 원)으로 불어난다. 다카이치 정부는 10조 엔을 ‘마중물’로 삼아 라피더스에 민관 합동으로 총 50조 엔(약 466조 735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 라피더스에 참여하는 주주사는 설립 당시인 2022년 8개에서 30개로 증가했고 총출자금 규모도 1600억 엔(약 1조 4940억 원)으로 늘었다. 일본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에 자본시장 또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큰손’들이 일본 반도체 관련 주식 매집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일본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술은 일본이 믿는 또 다른 구석이다. 일본이 반도체 제조 기술까지 키울 경우 설계부터 전·후공정에 이르는 일괄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피더스는 미국이라는 든든한 우군도 얻었다. 라피더스 측에 기술 조언을 해온 미국 IBM은 현재 라피더스 출자를 위해 미국 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견제하고 자국 기업의 수급처를 넓히기 위해 일본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라피더스가 2나노 공정 체제에 안착할 경우 삼성전자가 구축한 파운드리 수급 체제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수요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현재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충에 나선 빅테크들 사이에서 반도체 ‘품귀’로 중국산까지 수급 대상에 올릴 정도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구글·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6600억 달러(약 966조 6300억 원) 이상을 AI 인프라 조성에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라피더스가 계획대로 2나노 양산 체제에 안착한다면 또 하나의 주요 최첨단 반도체 공급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이미 애플과 구글 등과 반도체 공급과 관련한 협상에 착수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라피더스의 행보에 초미의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이 한때 반도체 세계 1위를 한 저력을 바탕으로 역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가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한 차례 세계 1등을 했던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박민주 기자 mj@sedaily.com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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