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생도 "컴송합니다"… AI학과는 '훨훨'

김송현 기자(kim.songhyun@mk.co.kr) 2026. 2. 9. 17: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컴송합니다.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컴퓨터공학만 배워서 죄송합니다."

최근 AI가 신입 개발자 자리를 대체하며 취업시장에서 컴퓨터공학과의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이에 컴퓨터공학과 대신 AI 전공을 내세우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컴퓨터공학과 취업률은 AI 등장 이후 하락세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컴공 졸업생도 취업난
신입 개발자 자리 AI로 대체
취업률 2년새 11.2%P 떨어져
AI 관련 학과 인기는 불붙어
지원자 수 2년새 1830명 늘어
대학들 우후죽순 전공 신설

"컴송합니다. 인공지능(AI)이 아니라 컴퓨터공학만 배워서 죄송합니다."

'컴퓨터공학'과 '죄송합니다'를 합성한 신조어가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고 있다.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손 모씨(28)는 "취업이 안 돼서 1년 넘게 취업 준비 중"이라며 "컴송합니다란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AI가 신입 개발자 자리를 대체하며 취업시장에서 컴퓨터공학과의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이에 컴퓨터공학과 대신 AI 전공을 내세우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컴퓨터공학과 취업률은 AI 등장 이후 하락세다. 9일 대학알리미 '2025년 취업률 공시'에 따르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취업률은 2023년 83.8%에서 지난해 72.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연세대 첨단컴퓨팅학부는 79.3%에서 66.2%로, 중앙대 컴퓨터공학과는 78.7%에서 54.5%로 크게 낮아졌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컴퓨터공학과는 인기를 잃고 있다. 2026학년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수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은 4.31대1로, 2024학년도 7.39대1에서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고려대 컴퓨터학과 논술 전형 경쟁률도 2025학년도 90.27대1에서 2026학년도 64.56대1로 줄어 모든 학과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AI 공부에 나서고 있다. 한양대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졸업생 장 모씨(26)는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민간 AI 강의를 수강했다"며 "그래도 AI 전문가라고 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대학에서 AI를 공부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대급부로 이른바 'AI학과'의 인기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 소재 20개 대학의 AI 관련 학과 정시 지원자는 2024학년도 3069명에서 2026학년도 4896명으로 2년 만에 59.5% 급증했다.

대학들도 AI 관련 전공 신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서울대에 따르면 서울대는 2027년 개원을 목표로 AI대학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도 지난해 국내 대학 최초로 AI단과대학 설립을 발표했다. 고려대도 지난해 102명 규모의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했다.

이처럼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AI 전공을 신설하는 모습을 두고 일각에서는 교육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교수는 "컴퓨터공학 전공 교수를 별다른 검증 없이 AI학과 교수로 채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융합에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단순히 AI를 간판에 내거는 데 급급하면 기존 학과와 무늬만 다른 학과를 양산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익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AI로봇연구소장은 "곳곳에서 AI 수요가 커진 것은 맞는다"며 "하지만 AI 학과가 우후죽순 양산되면 한정된 교수 인력과 연구 재원이 분산돼 겉핥기식 교육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재식 KAIST AI대학원 교수는 "이론 중심 교육에만 머무를 경우 실효성이 부족하다. 실제 교육에 있어서는 내실화가 잘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송현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