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앞 아찔한 질주…브레이크 없는 '픽시'가 부른 청소년 비행

제동장치가 없는 '픽시 자전거'가 도로 위 위험 요소를 넘어 청소년 비행의 매개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 단속과 안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현재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25~26일 픽시 자전거를 탄 10대 무리가 부산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난동을 피운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중 일부는 소화기를 분사했고 이로 인해 주차돼 있던 차량 10여대와 상가 시설 일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청소년들의 일탈 행위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최근 한 계정에는 픽시 자전거를 탄 청소년들이 '휠 배틀'이라 부르며 서로의 자전거 바퀴를 부딪치거나 밟아 부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정차된 순찰차를 자전거로 들이받거나 순찰 중인 경찰관 앞을 위협적으로 주행하는 장면도 담겼다. 해당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400만회를 넘겼다.
지난해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픽시 자전거가 집단 비행의 상징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픽시 자전거 문제를 집단으로 이뤄지는 일탈 행위와 또래 문화, 온라인 과시 심리가 맞물린 현상이라는 점에서 청소년 문제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전두엽이 미성숙한 청소년기 학생들은 다소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가 오프라인에서 집단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개성을 표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SNS에 자신의 행위를 올리는 것도 하나의 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픽시 자전거가 없는 아이들은 무리에 끼기 위해 자전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심적 압박을 받는다"며 "고가의 자전거를 마련하기 위해 절도, 갈취 등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픽시 자전거는 페달과 바퀴가 연결돼 있고 브레이크가 없어 안전 사고 문제도 크다. 경찰청도 지난해 8월 픽시 자전거를 도로에서 타고 다니는 행위를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법률 해석을 내놓고 적극 계도·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문혁 기자 cmh621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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