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돈 풀기’ 내세운 ‘사나에노믹스’… 일본, 잃어버린 30년서 탈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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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세운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 일본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로 다카이치 총리가 공언해 온 재정 확대와 성장 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세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다.
다카이치 정권이 적극 재정을 펴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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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강세·엔화약세 흐름 가능성
식품, 한시적 소비세 제외도 내놔
"자금투자·성장 연결 안되면 위험"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세운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 일본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증시는 환호했지만 대규모 재정 확대가 물가와 금리, 국가 채무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9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종가 기준 5만6363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5만7337까지 치솟으며 기록을 다시 썼다. 도쿄증시는 개장부터 급등세를 보였다.도요타자동차와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UFJ금융그룹 등 주요 종목들도 일제히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로 다카이치 총리가 공언해 온 재정 확대와 성장 투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매수세를 끌어올렸다는 해석이다.
채권시장은 다른 신호를 보냈다. 적극 재정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계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장기 금리가 뛰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대를 넘어섰고, 중단기물 역시 수십 년 만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0.065% 오른 2.290%에 거래됐다. 특히 신규 발행 5년물 국채 수익률은 0.06% 오른 1.73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도 0.025% 상승한 1.305%로 약 30년 만의 최고치에 달했다.
다카이치 정권이 적극 재정을 펴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엔·달러 환율도 한때 157엔 선을 돌파했다가 금리 인상 기대에 엔 매수가 유입되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기준금리 조기 인상 전망 확산에 따른 엔 매수, 달러 매도가 이뤄지면서 엔화 약세를 멈춰 세우고 방향을 전환시킨 것으로 닛케이는 평가했다.
이 같은 금융 시장의 흐름은 이른바 '사나에노믹스'의 방향을 반영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NHK에 출연해 "경제·재정 정책을 크게 전환하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추진하겠다"며 위기관리 투자와 성장 투자를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그의 구상은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아베노믹스를 계승한 모델로 평가된다.
다만 정책의 조건은 다르다. 아베노믹스가 디플레이션 탈출을 목표로 했다면 지금 일본은 이미 2%가 넘는 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자민당의 승리로 증시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 총리 역시 최근 유세에서 엔저가 수출 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정 부분 용인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엔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가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정책의 또 다른 시험대는 감세다. 다카이치 총리는 식품을 한시적으로 소비세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자민당 공약에 담았다. 문제는 세수 공백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를 시행하면 연간 수조 엔 규모의 재원이 사라질 수 있고, 결국 국채 발행 확대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닛케이는 관 주도의 대규모 전략 투자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가 특히 위험하다고 짚었다.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중점 분야에 자금을 쏟아붓더라도 성장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팽창한 재정에 대한 시장 신뢰가 흔들리며 정책 추진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감한 '돈 풀기'가 지난 30년 장기 침체의 늪에서 일본을 탈출시키는 해법이 될지 아니면 더 큰 부담을 남길지, 다카이치 정부의 도전이 본격 시작됐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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