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의과대학 단과대 노조 설립 적법” 판단...아주의대 교수들 승소

김현기 기자 2026. 2. 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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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중재 미이행에 “임금 산정 전제요건…판단 회피는 위법”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법원이 아주의대 교수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조합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판결은 의과대학 교원의 근로시간 문제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동시에, 의대 단과대학 단위 교수노조의 법적 지위를 재차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료계 노사 관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아주대학교의과대학 교수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중재재정 결정 부작위 위법확인' 소송 항소심에서 피고인 중앙노동위원회와 피고보조참가인 학교법인 대우학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가 근로시간에 대해 중재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21년 4월 창립된 아주대의대 교수노조가 학교법인 대우학원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임금 인상률과 근로시간 문제를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이 노사 모두에 의해 거부되면서 중재 절차로 넘어갔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임금 인상률에 대해서는 중재 결정을 내렸으나, 핵심 쟁점이었던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을 하지 않았다. 이에 교수노조는 근로시간 결정 없이 임금 산정이 불가능하다며 중노위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근로시간이 임금 산정의 필수 전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중노위가 이를 중재하지 않은 것은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사측이 주장해 온 '교원의 근로시간은 정해진 바 없다'는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근로시간 확정의 필요성을 인정한 점이 주목된다.

의대 특수성 고려...단과대 단위 노조 설립 허용

의대 교원 연장근로 보상체계 논의 촉발 기대

이번 판결은 의과대학 단과대학 단위 교수노조 설립의 적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대우학원 측은 교원노조법상 교원노조는 학교 또는 전국 단위로 설립해야 한다며 의과대학 단위 노조 설립은 무효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학교법인은 별도로 노조 설립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확정된 바 있다.

그럼에도 대우학원 측은 이번 행정소송 항소심에서도 교수노조가 교원노조법을 위반했으므로 원고 적격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서울고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단결권은 헌법적 가치로서 존중되어야 한다"며 "의과대학 교원은 진료와 교육을 병행하는 등 근로조건이 타 단과대학과 현저히 다른 특수성이 있어 단과대학 단위 노조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노재성 아주대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은 "이번 판결로 의과대학 단위 교수노동조합의 법적 지위가 확고해졌다"며 "근로시간 결정이 이뤄질 경우 야간 당직 등 의대 교원의 과도한 연장근로에 대한 정당한 보상체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와 의료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향후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건 규정, 대학병원 교원 근로시간 산정, 의대 교수 노조 확산 논의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