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뒤 부족한 의사 수 1732명 차이"…보정심 '1안' vs 의협 '2안'

정심교 기자 2026. 2. 9. 16: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가자문회의장에서 열린 제6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마무리하고 있다. 2026.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2027학년도부터 5년간의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오는 10일 결정되는 가운데, 2037년 의사 수가 최대 4800명 부족할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한해 의대정원 700~800명대 증원이 점쳐진다. 하지만 이같은 결론을 내릴 핵심 근거로 '공급추계 1안'이 선택된 데 대해 의사들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무슨 일일까.

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진행된 6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선 공급추계 1안과 2안 중 '1안'을 기준으로 의사 부족 규모를 산출하기로 결정했다. 1안을 대입하면 2037년 의사 부족 규모는 4262~4800명이며, 향후 공공의대와 신설 의대분 600명을 제외하면 논의 범위는 3662~4200명이 된다. 이를 5개년도로 나누면 2027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매년 732~840명씩 늘려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공급추계 1안과 2안 중 1안을 선택했다는 데 대해 의사집단이 반발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달 23일 열린 4차 보정심 이후 공급추계 1안을 기반으로 증원 논의를 진행하는 데 줄곧 반대해왔다. 1안으로 할 경우 추계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 같은 규모의 증원을 교육 현장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과연 공급추계 1안과 2안은 어떻게 다를까. 먼저 '공급추계 1안'은 의사 면허 취득 이후 임상 진입과 은퇴·사망에 따른 이탈을 함께 고려하는 '면허 기반 추계' 방식이다. 1안은 사망 등 객관적이고 안정적인 지표에 기반해 공급규모를 산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의사 개개인의 다양한 은퇴 시기나 활동 변화 등 세부 이탈 경로까지 구분해 적용할 수 없다는 한계점이 지적된다.

'공급추계 2안'은 출생연도별 의사 집단의 활동 행태를 추적해 은퇴와 사망을 구분해 반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경쟁위험 모형을 통해 나이에 따른 실제 은퇴 흐름을 정밀하게 추정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코호트(집단) 추적을 위한 방대한 장기 데이터와 복잡한 통계 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공급추계 1안과 2안은 2025년 이후 신규 유입 인력과 향후 유출 인력 추계에서 차이를 보인다. 보정심이 추계위 자료를 바탕으로 수요추계 6가지, 공급추계 2가지에 따라 총 12가지로 조합한 경우 공급추계 1안을 적용하면 11년 뒤인 2037년 부족한 의사인력은 4262~7261명으로 나타나지만, 2안을 적용하면 2530~5529명으로 최소·최대치 각각 1732명씩 차이가 난다. 복지부는 "공급추계 1안은 국제기구(경제협력개발기구·세계보건기구)와 국내외 다수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해왔지만, 2안은 기존에 국내·외 수급추계 연구에서 사용되지 않은 모형"이라고 설명했다.

보정심이 공급추계 2안이 아닌 1안을 선택한 데 대해 김택우 의협회장은 "추계위 전문가들이 투표를 통해 '공급추계 2안'을 가장 많이 지지했음에도 비전문가가 포함된 보정심 TF회의로 2안을 배제하고 1안을 채택한 것에 항의한다"며 "TF 회의 당시 '공급추계 2안'을 설계·지지했던 추계위 위원 등은 배제된 채 논의가 진행된 건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추계위의 일원이었던 이선희 이화여대 교수가 추계위원 3년 임기 중 불과 5개월 만에 추계위원직을 사퇴한 것도 의사들이 추계위를 불신한 불씨가 됐다. 이 교수는 "추계위 논의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숙제처럼 진행됐다"며 "추계위 내부에서 논의된 내용과 실제로 외부에 발표된 내용이 다르다는 점에 대해 깊은 실망과 허탈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추계위 위원 사이에서도 "정부 발표 자료는 실제 논의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정치적 결정에 가깝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의협 등 의료계는 제7차 보정심 회의 결과를 지켜본 뒤 회원들 의견을 모아 향후 행동을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의료계는 보정심 결론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부실한 추계와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무책임한 결정을 강행한다면, 의협은 그에 상응하는 행동에 나설 것이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응답 전공의의 75%가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한 내부 조사 결과를 의협에 전하면서 의협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