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안공항보다 246배 위험”…조종사협회, 가덕도신공항 조류충돌 우려

김규원 기자 2026. 2. 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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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요청 따라 3월 재판에 의견서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은 제거 불가능”
군산공항 부근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한 여객기가 새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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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가 취소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 중인 가덕도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수백배에 달한다. 높은 조류 충돌 위험은 제거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환경단체는 최근 여섯번째로 유찰된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9일 한겨레는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으로부터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이하 조종사협회)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서를 받았다. 이 의견서에서 조종사협회는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수백배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조류 충돌 위험도가 구조적으로 높은 지역은 사후 관리로 근본적 위험 제거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의견서는 오는 3월 열리는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의 재판부에 제출될 예정이다.

조종사협회는 또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 사고는 사후 대응으로는 만회할 수 없는 치명적 피해가 발생한다. 신규 공항 예정지 선정 때 조류 위험도가 중요한 결정 요인이 되길 바란다. 불가피하게 조류 서식지 인근에 공항이 위치해야 할 경우엔 조류 전문가를 공항에 상주시켜 조류 생태에 기반한 운항 제한과 조정 등 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종사협회는 새만금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낸 바 있다.

이충섭 조종사협회장은 “조류 충돌 위험은 사람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고, 가덕도는 그 위험도가 높은 곳이다. 위험도가 높은 곳엔 공항을 짓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나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면 더 높은 수준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공항 부근 새만금 수라갯벌 상공에서 한 전투기가 새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이와 관련해 한겨레가 2023년 1월과 2023년 8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주2공항과 가덕도신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니, 가덕도신공항이 ‘연간 피해를 주는 조류 충돌 수’(TPDS)는 4.79~14.74로 나타났다. 이것은 조류 충돌로 참사가 난 무안공항의 위험도(TPDS) 0.06의 80~246배에 이른다. 가덕도신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는 0.006(원주공항)에서 2.9(인천공항) 사이인 국내 15개 모든 공항보다 더 높다.

2024년 12월 무안공항에선 제주항공 여객기가 새떼와 부딪친 뒤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하다가 로컬라이저 언덕에 부딪쳐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사고 조사 결과,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 위험이 높았음에도 조류 감시·퇴치 인력을 제대로 배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치가 10.45~45.92로 가덕도신공항보다 더 높게 나왔던 새만금신공항은 2025년 9월 행정법원 1심에서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고 사업이 중단됐다.

한편,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업이 최근 여섯번째로 유찰돼 건설사도 포기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정부는 즉각 이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6일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단독 응찰에 따라 유찰됐다. 국가계약법상 국책 사업은 경쟁 입찰이 원칙이며, 2회 이상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제공

시민행동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국내 주요 건설사인 롯데건설, 금호건설, 코오롱글로벌, 한화 등이 컨소시엄에서 모두 이탈했다. 대형 국책 사업에서 필수적인 위험 분산 구조가 붕괴했고, 공사비 초과와 공기 지연, 중대 재해 발생 등 위험을 한 기업이 떠맡아야 한다. 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안전을 위한 검증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행동의 집행위원인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런 상황에서 가덕도신공항 사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정부가 예견된 위험을 방치하는 것이다. 정부가 시민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책무를 포기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 재해에 대해 보이는 강력한 입장을 이 사업에 적용한다면 당장 중단하고 전면 재검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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