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축제 앞두고 고조되는 ‘불안’…월드컵 개최지는 지금

김성수 2026. 2. 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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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떠들썩했던 축제 분위기,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올해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둔 미국의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른 듯합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월드컵을 보이콧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특파원 현장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성수 특파원! 지금 취재 중인 곳이 어딘가요?

[기자]

네, 이곳은 FIFA가 북중미 월드컵 운영 본부를 차린 플로리다 마이애미입니다.

제가 직접 와서 보니 축제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고요.

침체를 넘어 공포 분위기까지 감지됩니다.

미국을 휘감은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 때문인데요.

특히 현지에서는 월드컵 기간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이민자 단속이 한층 엄격해졌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플로리다 곳곳, 이민 단속 당국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집회가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데이비드/이민 당국 규탄 집회 참가자 : "(이민 단속 당국의) 행태는 잔인하고 정당성이 없으며, 미국인 모두를 위해 반드시 멈춰야 합니다. 현재 증오가 지나치게 만연해 있습니다."]

마이애미는 외국에서 출생한 주민이 절반 이상인데, 그렇다 보니 이민 당국이 자기 가족, 친구를 잡아간다는 불안과 불만이 팽배해있습니다.

최근 미네소타에서 이민 당국의 총격이 이어지며 현지 저항 움직임은 더 격화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제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은 평소보다 오히려 긴장이 고조돼 있겠군요?

[기자]

현지 이민자 집단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이 비중이 가장 큰 집단 중 하나입니다.

아이티는 현재 사실상 무정부 상태여서, '임시보호조치'(TPS)라는 제도를 통해 아이티인들이 미국 특히 마이애미에 대거 정착해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달 초부터 이 보호조치를 종료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민자들이 불안을 호소해 왔습니다.

법원이 현지 시각 지난 2일, 정부 조치에 법적 문제가 있다고 제동을 걸어 당장 강제 추방은 피한 상태입니다.

법원 결정 직후 아이티 이주민들이 모인 지역을 찾아가 봤는데요.

언제 다시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강한 위기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제즈다 샤포토/마이애미 아이티인 커뮤니티 소속 : "우리는 그들(이민 단속 당국)이 다른 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고 있기 때문에 공포는 실재합니다."]

가뜩이나 월드컵을 명분으로 날을 세운 이민 당국의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공포입니다.

LA 시장이 월드컵 보이콧 얘기를 꺼내기도 했는데, 마이애미도 따라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도 있었습니다.

[앵커]

월드컵은 전 세계인의 축제인데, 정작 현지 주민들은 아직도 이민자 단속을 걱정하고 있겠군요.

[기자]

월드컵 예고편 격인 지난해 클럽 월드컵 때는 경기장 주변에 이민 당국이 배치돼 상시적인 신원 확인과 검문이 이뤄졌습니다.

인권 단체 휴먼라이트에 따르면, 마이애미 지역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체포된 이민자는 2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 중 67%가량이 중대한 범죄와 관련이 없는 단순히 서류가 미비한 주민들이었습니다.

월드컵 준비가 오히려 이민 당국의 단속에 동력이 되고 있단 것이 현지 인권 단체의 분석입니다.

개막까지 남은 기간이 짧고,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은 요지부동이어서 상황 변화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까지 마이애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미희 김은주 이재연/자료조사:문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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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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