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당신의 콧노래를 명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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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그중에서도 작곡은 오랫동안 '선택받은 자'들의 성역(聖域)이었다.
AI가 인간 예술가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공포, 저작권 문제 그리고 예술적 진정성에 대한 논란은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어쩌면 그 꿈은 소수의 천재가 아닌 AI를 통해 평범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로 만들 수 있는 지금 비로소 실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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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몸담은 대학 강단에서도 AI가 몰고온 변화의 바람은 이미 태풍급이다. 과거에는 곡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작곡, 편곡, 세션 녹음, 믹싱이라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최근 강의실 풍경은 사뭇 다르다.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K-콘텐츠비즈니스학과 학생이 AI 작곡 툴을 활용해 단 5분 만에 자신의 영상 과제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배경음악을 만들어낸다. 실용음악과 전공생은 AI에게서 가사의 초안이나 코드 진행의 아이디어를 얻고 그 위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감성을 입혀 곡을 완성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AI를 활용한 작곡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상상 이상으로 직관적이고 간단하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텍스트 투 오디오(Text to Audio)'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플랫폼에 "비 오는 날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듣기 좋은 차분한 로파이(Lo-fi) 재즈 음악을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AI는 몇 초 내에 그 분위기에 맞는 멜로디와 비트를 생성해 낸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조금 더 템포를 느리게 해줘"라거나 "색소폰 연주를 추가해 줘"라고 대화하듯 수정 요청을 하면 된다.
콧노래를 흥얼거려 녹음하면 그것을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로 바꿔주는 기술, 특정 가수의 목소리 톤을 학습해 가이드 보컬을 입혀주는 AI 기술 등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AI가 가져온 이처럼 놀라운 변화는 우리에게 '창작'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과거의 창작자가 악기를 다루는 '기능인(Technician)'에 가까웠다면 AI 시대의 창작자는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기획자(Director)' 혹은 '지휘자(Conductor)'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AI가 기술적인 장벽을 허물어 주었기에 우리는 '어떻게(How) 만들 것인가'라는 기술적 고민을 덜고 '무엇을(What) 이야기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AI가 인간 예술가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공포, 저작권 문제 그리고 예술적 진정성에 대한 논란은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AI가 인간의 예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도구가 될 것이란 게 필자의 생각이다.
기계가 수천 개의 멜로디를 쏟아낼 때 그 중 가장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곡을 골라내는 안목(Curation) 그리고 그 음악을 어떤 맥락에서 대중에게 전달할지를 결정하는 연출력은 여전히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베토벤은 음악이 세상을 구원하고 인류를 화합하게 하리라 믿었다. 어쩌면 그 꿈은 소수의 천재가 아닌 AI를 통해 평범한 모든 이들이 자신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로 만들 수 있는 지금 비로소 실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두려움을 거두고 이 새로운 파도에 올라타 보자. 오늘 밤 당신의 고단했던 하루를 위로하는 가사를 적고 AI에게 연주를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평범한 콧노래가 명곡이 되는 마법 같은 순간이 바로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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