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옌청이 한국전에서 호투하면 원성? 시대착오적 국가주의 정서...오타니를 보라, 통 큰 야구 하자!

강해영 2026. 2. 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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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의 첫 수혜자로 지목된 대만 출신 좌완 왕옌청(25)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왕옌청이 한국전에서 호투할 경우 국내 팬들의 원성이 끔찍할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다.

'원성에 대한 공포'는 팬들의 높은 민도와 전문성을 무시한 기우일 뿐이며, 이를 빌미로 폐쇄적인 정서에 매몰되는 것은 한국 야구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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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옌청
2026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아시아쿼터 제도의 첫 수혜자로 지목된 대만 출신 좌완 왕옌청(25)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한화 이글스가 공들여 영입한 이 젊은 투수는 일본에서의 성장을 뒤로하고 한국 무대 정복을 선언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를 가로막은 것은 구위 문제가 아닌, 야구계를 유령처럼 떠도는 낡은 '국가주의적 정서'다.

가장 먼저 짚어야 할 대목은 왕옌청이 한국전에서 호투할 경우 국내 팬들의 원성이 끔찍할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다. 이는 프로 스포츠의 본질을 부정하는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프로 선수가 소속팀과 국가를 위해 마운드 위에서 전력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다. 만약 왕옌청이 한국 대표팀을 압도한다면, 그것은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 리그에 정말 대단한 선수가 왔다'는 환호와 자부심의 근거가 되어야 마땅하다. 2023년 WBC 결승에서 팀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은 오타니 쇼헤이를 보라. 당시 그 어떤 미국 팬도 오타니를 비난하지 않았다. 실력 대 실력으로 붙는 명승부에 환호하는 것이 21세기 글로벌 스탠다드이자 '통 큰 야구'다.

반대로 왕옌청이 한국 타자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아도 문제라는 식의 접근 역시 옹졸하긴 마찬가지다. 이 경우 타국 언론의 무차별 공격과 '전력 노출' 비난을 감당해야 한다는 공포가 깔려 있다. 이런 식의 계산적인 태도는 야구를 스포츠가 아닌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킨다. 승부의 세계에서 호투와 부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미리 '공포'를 생산하며 선수의 발을 묶으려 하는 것은 현대 야구 팬들의 수준을 모독하는 행위다.

진정한 야구 외교력은 선수를 꽁꽁 숨기는 꼼수가 아니라, 선수가 어떤 무대에서든 당당히 자신의 공을 던지게 하고 그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게 해주는 데서 나온다. '원성에 대한 공포'는 팬들의 높은 민도와 전문성을 무시한 기우일 뿐이며, 이를 빌미로 폐쇄적인 정서에 매몰되는 것은 한국 야구의 품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21세기 프로야구에 필요한 것은 첩보전 같은 구태의연한 방식이나 소모적인 눈치싸움이 아니라, 오타니처럼 정면 승부하는 낭만과 실리다. 이제라도 우리 야구계는 국가주의라는 낡은 옷을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 국적을 떠나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전력을 다하고, 팬들은 그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는 진정한 실력 중심의 '통 큰 야구'로 나아가야 할 때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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