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배’ ‘매일 배당’…한국판 고배당 ETF 쏟아진다

이승용 시사저널e 기자 2026. 2. 9. 11: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화 유출 막으려는 정부, 각종 ETF 규제 대폭 완화
‘高수수료 高배당 ETF’ 활성화 전망…운용사는 ‘수수료 대박’ 기대

(시사저널=이승용 시사저널e 기자)

국내 ETF 시장에 '대격변'이 예고됐다. 금융 당국이 '서학개미'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규제 빗장을 푼다.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삼성전자 등 단일 종목의 등락 폭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연 수십% 배당을 노리는 초고배당 ETF가 한국 증시에 상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는 3월11일까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대한 입법 예고를 했다. 또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안건은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 등이 국내 증시에서 출시될 수 있도록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 코스피 200 위클리 옵션 만기 확대, 액티브 ETF의 비교지수 상관관계 의무 폐지 등이 핵심 골자다.

ⓒGemini 생성이미지

'삼성전자 2배' 사러 홍콩 안 가도 된다

금융 당국은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현행 시행령과 한국거래소 규정을 고쳐 국내 증시에서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및 ETN 상장을 허용할 방침이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던 대표적 규제 사례다. 미국 등에서는 테슬라 2배 추종 ETF 등이 상장되어 있지만, 국내 증시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막혀 있다. 이는 규정상 국내 상장 ETF가 기초지수를 10개 이상 종목으로 구성하고 종목당 비중이 30%를 넘으면 안 된다고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2배 추종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려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ETF를 찾아 투자해야 했다.

금융 당국은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로 한 위클리 옵션 만기일도 현행 주 2일에서 주 5일로 확대할 예정이다. 코스피200 지수 기반 위클리 옵션의 만기일이 주 5일로 확대되면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처럼 만기가 당일인 제로데이(0DTE) 옵션이 도입된 것과 사실상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제로데이 옵션 도입은 국내 증시 기반 커버드콜 ETF의 상품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다. 옵션은 커버드콜 ETF의 핵심으로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 매도 자금과 기초자산으로 구성된다. 국내 증시에서 제로데이 옵션 매도가 가능해지면 이를 활용한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 출시도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제로데이 옵션 매도로 연간 수십%대 높은 분배율을 보여주는 커버드콜 ETF가 다수 출시되어 있다. 코스피200 지수 위클리 옵션 만기가 주 5일로 확대되면 국내에서도 미국 증시와 비슷한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ETF가 출시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기존 국내 상장 액티브 ETF가 비교지수와 상관관계 0.7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도 폐지할 예정이다.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가 허용된 것은 2020년 7월부터다. 출시 당시 한국거래소는 기초지수에 해당하는 비교지수와 상관관계 0.7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붙였다. 비교지수와 상관관계 0.7 이상인 조건이 폐지되면 액티브 ETF 운용사들은 기존 공모펀드처럼 구성 종목을 자유롭게 편입할 수 있는 액티브 ETF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당국이 레버리지·초고배당·액티브 ETF에 대한 각종 규제를 사실상 풀면서 자산운용 업계는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레버리지·초고배당·액티브 ETF는 기존 ETF 대비 월등히 높은 수수료가 책정된다. 국내 증시에서 레버리지·초고배당·액티브 ETF가 활성화되면 자산운용사들은 ETF로부터 받는 수수료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셈이다.

국제금융센터가 2024년 발간한 '해외 레버리지 ETF의 장기투자 리스크 분석' 보고서 자료를 살펴보면, 미국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들은 일별 수익률의 2~3배를 추종하기 위해 펀드 자산 가치 대부분을 IB와의 스와프 계약으로 구성했다. 그 대가로 레버리지 전체 금액에 대해 단기 금리와 가산금리를 지불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구조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은 정확한 ETF 비용 지출을 파악하기 어렵다.

2~3배 추종하는 만큼 수수료도 비싸다

다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무위험금리(SOFR) 4.58% 기준으로 2배 레버리지 ETF는 연 6.5%, 3배 레버리지 ETF는 연 12.1%에 달한다. 그리고 이 비용은 운용수수료와 별개로 ETF 가격에 녹여져 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전가된다.

초고배당 ETF와 액티브 ETF 역시 일반 패시브 ETF 대비 월등히 높은 수수료가 책정되는 대표적 고비용 ETF로 분류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초고배당 ETF들은 통상적으로 0.99~1.3% 수준의 수수료가 매겨진다. 이는 일반적인 패시브 ETF(0.1~0.5%)보다 몇 배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 초고배당 ETF가 출시되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초고배당 ETF보다 세금 면에서 매력적이기에 흥행이 예상된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매도한 금액인 '프리미엄'과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분배금 재원으로 삼는다.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는 커버드콜 ETF의 경우 프리미엄과 배당금을 합친 분배금 전부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다. 국내 세법상 국내 파생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에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 분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주식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 역시 비과세 대상이다. 국내에서 연 수십%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가 출시된다면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이기에 자산가들의 ETF 투자 활성화가 기대된다.

비교지수와 상관관계 의무가 해제되는 액티브 ETF 역시 국내에서 연 1% 이상의 수수료가 책정되는 대표적 고비용 ETF에 해당한다.

특히 공모펀드를 운용하던 중소형 자산운용사들로서는 ETF 시대를 맞아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액티브 ETF 출시로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데 비교지수와 0.7 이상 상관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규제로 액티브 ETF 차별화에 난항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비교지수 상관관계 의무가 해제되면 차별화된 전략을 가진 ETF 출시가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보수율이 높은 액티브 ETF, 특히 액티브 주식형 ETF의 부상은 악화되고 있던 자산운용업 수익 구조 개선의 기폭제가 될 수 있으며,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에는 ETF 시장 진입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