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처방받는 ‘이 약’ 먹었더니…장내유익균 30% 줄고 뇌에도 영향

왕해나 기자(wang.haena@mk.co.kr) 2026. 2.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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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나 염증 치료 과정에서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그 결과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약물 복용 이력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다양성에 장기적인 변화를 남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항생제를 단기간 복용한 이후에도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20~30%가량 감소할 수 있으며 일부 핵심 균주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사례가 보고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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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먹으면 장내 미생물 균형깨져
내성 저장소 형성해 효과 떨어트려
장 넘어 뇌 기능까지 영향 가능성
알약에 대한 모습. [픽사베이]
감기나 염증 치료 과정에서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장기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단기간 복용만으로도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으며, 그 영향이 수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외신 프리벤션(Prevention) 등에 따르면 미국미생물학회(ASM) 학술지 엠시스템즈(mSystems)에 발표된 연구에서 연구진은 에스토니아 바이오뱅크에 참여한 2500여명의 장내 미생물 데이터와 처방 약물 복용 이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생제를 포함한 여러 약물 복용 이력이 장내 미생물 구성과 다양성에 장기적인 변화를 남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항생제 복용 이후 일부 유익균은 시간이 지나도 원래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관찰됐다.

기존 연구들을 종합하면 항생제를 단기간 복용한 이후에도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20~30%가량 감소할 수 있으며 일부 핵심 균주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 사례가 보고돼 왔다. 연구진은 “항생제가 질병을 일으키는 세균뿐 아니라 장 건강을 유지하는 미생물까지 함께 제거하기 때문”이라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질 경우 면역 기능 저하, 염증 증가, 대사 이상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미생물의 양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항생제를 단 한 차례 복용하더라도 장내 미생물들은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를 서로 교환하며 일종의 저장소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시간이 지나 미생물 구성이 회복된 것처럼 보여도, 이 내성 유전자들은 장 속에 수년간 남아 있다가 이후 실제 감염 치료가 필요할 때 항생제 효과를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항생제의 영향은 장을 넘어 뇌 기능과 정신 건강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몰레큘러 사이키애트리(Molecular Psychiatry)에 실린 연구들에 따르면 일부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 산물을 감소시켜 뇌 해마에서의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억제되는 현상과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물 실험과 역학 조사에서는 청소년기에 항생제에 노출된 경우, 성인이 된 이후 불안 장애나 스트레스 조절 능력에 장기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항생제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도 바이러스성 감기처럼 효과가 없는 질환에까지 항생제를 사용하는 관행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항생제 복용 이후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 발효식품 섭취 등을 통해 장내 환경 회복을 돕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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