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는 없다” 삼성전자, 설 이후 HBM4 세계 첫 출하로 ‘왕좌 탈환’ 본격화

김현일 2026. 2. 9. 10:1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HBM3E 실기 만회…최선단 기술 승부수 적중
내년 1분기까지 평택 생산라인 증설, 물량 대응
9~10일 서울대 찾아 고급인재 모집에도 박차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5’에서 전시한 HBM3E와 HBM4.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셋째 주부터 엔비디아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HBM4는 올해 하반기 출시될 엔비디아의 신형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설 연휴가 끝나는 이달 셋째 주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들어갈 HBM4 양산 출하를 개시한다.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하면서 올해 HBM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오는 3월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GTC 2026에서도 ‘루빈’에 탑재되는 삼성전자의 HBM4가 주인공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위 마이크론이 HBM4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올해 엔비디아 공급망 경쟁은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HBM3E 실기 만회…최선단 기술로 승부수

앞서 HBM3E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엔비디아 인증 절차를 통과하지 못하며 실기했던 삼성전자는 HBM4에서 명예회복을 다짐해왔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HBM4의 D램 칩을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으로 제조한 반면, 삼성전자는 그보다 앞선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선제 적용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베이스다이는 삼성전자 자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나노 공정을 활용해 만들었다.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전사 역량을 총동원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 HBM4는 1초당 11.7Gb(기가비트)의 업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 속도인 8Gb를 약 37% 상회하는 수준이다.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I/O)를 확대해 단일 스택 기준 총 메모리 대역폭도 1초당 3TB(테라바이트)로 끌어올렸다. 역시 현재 업계 최고 수준이다.

전력 효율도 대폭 개선했다. 4나노 베이스다이를 기반으로 설계 기법을 최적화하며 HBM3E보다 에너지 효율을 40% 개선해 발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HBM3E에서 제기됐던 기술 결함 논란을 2년 여 만에 털어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택 생산라인 증설…HBM4E로 기세 이어간다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메모리 3사 중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보유한 만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기점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좁힐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펑택사업장 4라인(P4)에 내년 1분기까지 월 10만~12만장의 1c D램 생산라인을 추가 구축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이 월 66만장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최대 18%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계획에 따라 전체 D램 생산능력 중 HBM4용 1c D램은 약 20만장 수준으로 늘어나 25%를 차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를 통해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HBM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2025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기존 준비된 캐파에 대해선 고객들로부터 전량 PO(구매주문) 확보를 완료했다. 올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것”이라며 “고객사들은 2027년과 그 이후 물량도 공급 협의를 조기에 확정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HBM4에 이어 HBM4E(7세대), HBM5(8세대), 맞춤형(커스텀) HBM 등 차세대 제품도 준비 중이다. HBM4 개발 과정에서 1c 공정 기반의 수율을 확보한 만큼 향후 HBM4E 및 맞춤형 HBM 시장에서 경쟁할 체력을 조기에 갖췄다는 판단이다.

7세대 HBM4E는 올해 중반 스탠다드(표준) 제품으로 먼저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맞춤형(커스텀) HBM도 하반기 고객 일정에 맞춰 웨이퍼 초도 투입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대 찾아 고급인재 모집 박차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가 전시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는 생산시설 확장과 기술력 강화를 뒷받침할 인재 선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연구소는 이날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대학교를 찾아 캠퍼스 리크루팅을 진행한다. 2027년 8월 이후 졸업하는 반도체 관련 전공 대학원생(석·박사 통합과정 및 박사과정)이 대상이다.

반도체연구소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산하 조직이다. 3~5년 후 유망할 반도체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일선 사업부로 양산 이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엔지니어들은 이틀간 서울대를 직접 방문해 소자·공정·패키징 분야에 걸쳐 1대1 상담을 제공하고, 박사장학생 제도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CTO 박사장학생’은 박사과정 연구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졸업 후 입사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이다. 유망한 기술 인재를 조기에 선점해 육성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기술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이번 서울대 채용설명회 역시 인재 선점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