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주력이란 관념의 해체… LG전자 미래는 '구독' [시크한 분석]

조서영 기자 2026. 2. 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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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분석
역대 최대 매출 달성한 LG전자
지난해 상반기 위기론 휩싸였지만
전장과 생활가전 실적 떠받쳐
하지만 TV 사업 적자 지속해
웹OS, 구독 등 사업 확대 필요

2025년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곧바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2025년 초, LG전자는 '위기의 늪'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LG전자는 그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반전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LG전자를 괴롭히던 위기 인자는 완전히 사라진 걸까.

LG전자가 2025년 역대 최고 연매출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사진 | 연합뉴스]
2025년 초반, LG전자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그해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게 시작이었다. 2분기 LG전자 매출은 20조7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21조7009억원에서 4.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더 심했다. 1조1961억원에서 6394억원으로 무려 46.6%나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이 급감한 데엔 LG전자의 TV 사업이 나쁜 영향을 미쳤다. TV를 담당하는 MS사업부는 2분기에만 191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은 4조3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줄었다. 당시 LG전자는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TV 판매가 줄었다"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구도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내리고, 마케팅비를 늘린 게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사실 LG전자의 TV 판매량이 줄어든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LG전자는 9.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16.0%)는 고사하고, TCL(12.0%), 하이센스(11.0%) 등 중국 업체에도 밀리며 4위에 머물렀다(1~11월 누적 기준). 분기 점율로 따지면, 2024년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4위였다.

다시 시점을 2025년 2분기로 돌리자. 위기를 인식한 LG전자는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MS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처음엔 만 50세 이상 또는 저성과자 직원만 대상이었는데, 그해 9월 17일 이를 전 사업부를 대상으로 확대했다.

그로부터 5개월이 흐른 지금, LG전자의 상황은 달라졌을까. 2025년 성적표를 살펴보자. LG전자는 1월 30일 2025년 연매출 89조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LG전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전년 87조7300억원에서 1.7% 증가하며 2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7.5% 감소했지만(3조4200억원→2조4800억원),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결과였다.

2분기까지만 해도 위기론에 휩싸였던 LG전자는 어떻게 반년 만에 실적을 반등시킨 걸까. 회사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관세 부담 등 비우호적인 환경에서도 전장電裝과 생활가전이 성장하며 최대 매출액 달성에 기여했다. 하반기 진행한 희망퇴직으로 비경상 비용이 발생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선 고정비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 실적 반등 떠받친 쌍두마차 = 이 관계자의 말처럼 LG전자의 실적을 뒷받침한 건 전장과 생활가전이다.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부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구체적으로 2025년 매출 11조1357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383.1% 늘어난 수치였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차량에 설치해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스피커로 사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시스템)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더 놀라운 건 수주 실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전장 사업의 수주 잔고는 2024년 9월 말 100조원에 육박했고, 지난해엔 이보다 더 늘어났다. 김주용 VS사업본부 상무는 1월 30일 콘퍼런스콜에서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중단하며 전기차 판매가 둔화했지만 수주잔고의 원활한 매출 전환으로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부는 어땠을까. 이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10년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무엇보다 LG전자의 가전은 미국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미국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22.0%를 차지하며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특히 냉장고 품목에선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제치며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 적자에 빠진 TV 사업 = 하지만 LG전자의 모든 사업부가 긍정적인 실적을 낸 건 아니다. MS사업부는 4분기에도 영업손실 2615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 한해 MS사업부에서 발생한 영업손실만 7509억원에 달한다. 미래도 밝지 않다. 업계에선 LG전자 MS사업부가 하드웨어 중심의 TV 사업만으로는 안정적인 이익을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우려를 의식한 듯 LG전자는 플랫폼·서비스 등 하드웨어 바깥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MS사업부에선 TV 사업 외에도 스마트TV 플랫폼 '웹OS'를 운영하고 있는데, 웹OS의 광고와 콘텐츠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웹OS는 전 세계 2억6000대 기기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웹OS에서 발생한 매출은 지난해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가전 구독 사업도 새로운 무기다. LG전자는 국내외에서 가전 대여와 함께 교체·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말레이시아·태국·대만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엔 싱가포르에도 깃발을 꽂았다. 지난해 구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0% 늘어난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플랫폼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올해엔 빌트인(Built-in) 가전 사업과 냉난방공조 부품 사업, 그리고 B2B(기업간 거래) 영역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LG전자는 2026년에도 실적 반등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관건은 MS사업부, 그 안에서도 웹OS와 구독이 쥐고 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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