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회사 은폐·사익 편취"… 공정위, 김준기 DB 회장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김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회사 총 15개곳을 소속 현황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지정자료는 공정위가 매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각 그룹 총수로부터 받는 계열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곡재단을 비롯한 15개 재단회사들은 1999년 11월 DB그룹로부터 계열제외 됐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비영리법인(재단)의 계열편입 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 DB 측은 최소 2010년부터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을 활용했고 2016년부터는 이들 재단회사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DB는 동일인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DB아이엔씨와 DB하이텍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일가가 지분 43.7%를 보유한 DB아이엔씨를 통해서는 제조서비스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DB하이텍의 경우 비금융 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크지만 내부지분율이 23.9% 정도로 낮아 내부지분율 유지에 민감한 상황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재단회사들은 2010년 DB하이텍 재무 개선을 위해 DB캐피탈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 가며 자신들에겐 불필요한 부동산(인천 소재)을 DB하이텍으로부터 매수했다. 2013년엔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과정에서 DB캐피탈 등으로부터 무리한 대출을 받아가며 동부컨소시엄에 참여했다.
2015년엔 DB월드의 기업회생절차 기간 동안 재단회사들도 다른 DB 계열사들과 같이 동원돼 유상증자에 참여, 자금을 지원했고 2021년에는 DB하이텍으로부터 받은 강남 소재 부동산 매각자금 중 220억원을 김 회장 개인에 빌려준 뒤 1년 후 이를 상환받자 동일한 금액의 DB하이텍 지분을 취득했다.
2022년에는 자금이 필요해진 DB아이엔씨가 보유 중인 DB하이텍 지분 1%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김 회장의 기업집단 지배력 유지를 위해 동원됐다. 이듬해엔 재단회사를 활용해 회장일가 토지의 개발사업을 추진하려고도 했다.
무엇보다 2016 1월에는 '재단 협력회사 운영담당(회장)' 직위를 신설해 오랜 기간 DB 측 임원을 역임하면서 약 26년간 DB김준기문화재단의 감사인 자를 해당 직위에 앉혀 공식적으로 재단회사들을 관리하도록 했으며, 이어 해당 업무를 맡은 자들 역시 총수의 최측근들이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DB 측이 재단회사들을 사실상 계열사로 내부 관리하면서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은폐한 정황도 발견됐다. DB의 ▲그룹사 전국 부동산 사용 현황 ▲그룹 전국 건물 현황 ▲그룹사 임원 명단 ▲포도 등 발송명단에는 DB 소속회사뿐 아니라 재단회사 정보까지 포함돼있던 것이다.
2023년 작성된 DB그룹 조직도에는 재단회사들만 점선으로 연결돼 표시돼있었다. 조직도 하단에는 '그룹장에게만 배포하는 것이 좋겠으며 관계사 배포시에는 재단 부분을 삭제하라'고 표기했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재단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돼 왔고 더욱이 총수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한 사례까지 확인된다"며 "내부적으로도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계열로 관리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한듬 mumford@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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