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허용 배율은 2배 이내…관련 규정 정비 추진 심화교육·표기 의무화 등 투자자 보호↑ 자산운용 업계 “발맞춰 상품 출시 준비”
연합뉴스
해외로 향하던 개인투자자들의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자금이 국내 증시로 옮겨올 조짐이다. 금융 당국이 국내에서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2배 상품이 이르면 상반기 중 등장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상장된 ‘삼성전자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에 4226만 7550달러(약 619억 원)어치를 보관 중이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해당 상품 순매수액은 677만 5202달러로 전체 홍콩 증시에서 4위 규모였다. 아울러 ‘SK하이닉스 데일리 2배 레버리지 ETF’도 6534만 504달러어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상품처럼 개별 종목의 일일 등락률을 2배, 3배 추종하는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선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 증시로 향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지수를 추종하는 2배 레버리지 ETF만 상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10개 종목 이상 구성, 종목당 30% 한도 등 ETF의 분산 투자 요건 때문에 단일 종목 상품 출시는 불가능한 상태다.
대신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수 추종형 혹은 테마형 레버리지 ETF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올 들어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는 1조 7897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두 배 역추종하는 인버스형 ETF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는 6521억 원이 들어왔고,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2408억 원),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1262억 원) 등에도 뭉칫돈이 몰렸다.
레버리지 ETF 투자에 새로 뛰어드는 투자자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레버리지 ETF 관련 교육 신규 이수자는 16만 7000명으로, 지난해 1월(8600명) 대비 19배 증가했다. 현행 규정상 레버리지 ETF 또는 상장지수증권(ETN)을 거래하기 위해선 금융투자교육원이 제공하는 온라인 사전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 지난달 26일에는 교육 신청자가 급격히 몰리면서 교육원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제도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도록 다음달 11일까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와 규정 변경 예고를 하고, 관련 법률과 거래소 규정 등의 정비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배율은 ±2배 이내로 유지될 예정이다.
다만 종목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 보호 장치도 동반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국내외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는 기존의 1시간 사전 교육에 심화 교육 시간이 1시간 추가되고, 종목명에는 ‘단일 종목’ 표기가 의무화된다. 아울러 현재 국내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만 적용되는 기본 예탁금 1000만 원을 신규 해외 상장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에게도 적용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들도 제도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과 시가총액, 시장 대표성을 감안할 때 반도체 대형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가장 먼저 출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내놓는 것 자체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 바로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