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대책 데이터로 분석… 사람 이해해야 해법 찾죠” [차 한잔 나누며]
WFP 데이터 분석가 송형진씨
라오스 홍수 극복 지원 공로
“국제 협력은 단순 원조 아닌
수요와 역량을 연결하는 일”
연구 논문으로 취업스펙 쌓아
“완벽하지 않아도 도전하세요”
“완벽하지 않더라도 도전합니다.”

송씨는 “국제교류협력 현장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아닌 그 지역의 맥락과 사람을 이해해야 지속 가능한 해법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협력은 단순한 원조가 아니라 서로의 필요와 역량을 연결하는 일”이라며 “데이터를 통해 그 연결고리를 찾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많은 국제기구?단체 중 WFP를 선택한 지원한 데는 지속가능한 인도적 지원을 한다는 게 컸다. 그는 “WFP는 유엔 산하 최대 인도적 지원기구”라며 “분쟁과 재난 상황에서의 긴급 식량지원부터 세계 120여개국의 학교급식?영양지원, 현금?바우처 등 지속가능한 식량안보 강화까지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조국인 한국이 전후 WFP로 받은 지원을 개발도상국에 돌려준다는 자부심도 한몫했다. 송씨는 “1964년 WFP로부터 식량 원조를 받기 시작한 우리나라는 한 세대 만인 1984년 원조를 졸업하고 WFP에 재정?현물 기여를 통해 취약지역의 기아 퇴치와 식량 안보 개선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송씨는 고등학교 시절 유네스코 헌장의 한 구절에서 영감받아 국제기구 진로를 꿈꾸기 시작했다. 시험 문제 지문에 나온 “전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의 방벽을 세울 곳도 인간의 마음속이다”라는 문장이 그에게 평화와 변화의 본질을 일깨워줬다.
그는 충북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 빅데이터학을 복수전공한 뒤 고려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개발협력 석사 학위를 땄다. 현재는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응용 전공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에 취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세계무대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은 막막했고 주변에 조언받을 지인도 없었다. 특히 세계무대는 경력직 위주의 채용과 높은 경쟁률 탓에 인턴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다.
송씨는 연구 등으로 자신의 경력과 스펙을 쌓았다. 2022년 외교부 장관상을 받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기념 논문에서는 아세안 6개국의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성과연계채권(DIB)을 활용한 환경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2023년 에너지경제연구원 논문 공모전에서는 파리협정 제6조를 기반으로 국제감축 구조를 분석하고 신재생에너지 투자환경을 군집 분석했다. 유엔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정부의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했다. 농식품 분야 해외 인턴십(OASIS) 프로그램을 통해 FAO에 파견된 적도 있다.
송씨는 세계무대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도전해야 한다”며 “지원하고 탈락하는 과정에서 이력서와 경험이 다듬어지고 결국 나만의 전문성이 만들어진다”고 조언했다.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적은 장래 희망을 실현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인 송씨는 “세부적인 목표보다 큰 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무대라는 곳이 늘 밝고 기대에 찬 일상만 있는 것은 아니기에 흔들리지 않을 자기 기준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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