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줄무죄, 남은 건 ‘오세훈 재판’···‘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의혹 차이점은?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씨가 최근 재판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이제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여사와 오 시장 모두 선거를 앞두고 명씨의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지만, 그 대가와 비용을 지불한 방식 등은 엇갈리면서 향후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오 시장 측은 김 여사가 무죄 선고를 받은 뒤인 지난달 30일 “김 여사 판결에 재판부가 적용한 법리를 해석하면 특검의 오 시장 기소가 얼마나 무리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다”는 논평을 냈다. 비슷한 구조의 범죄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가 무죄를 받았으므로 오 시장도 무죄라는 주장이다. 김 여사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명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58차례 무상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를 준비하면서 명씨에게서 여론조사 결과를 10차례 받고 그 대가로 자신의 후원자가 3300만원을 대신 명씨 측에 주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하지만 오 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은 김 여사의 여론조사 수수 사건과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는 ‘여론조사 비용 대납’ 여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김 여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여론조사 대가가 모호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명씨에게 돈이 전달된 기록이나 계약서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중기 특별검사팀도 여론조사 횟수에 1회 평균 비용을 곱하는 방식으로 수수액을 추산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돈이 아닌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대가로 약속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오 시장의 공소사실엔 금전거래 기록이 명시돼 있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2021년 1~2월 10차례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 김한정씨에게 다섯 차례에 걸쳐 총 3300만원을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다. 오 시장이 선거에 사용된 돈을 후원자에게 대신 내게 한 구조라, 특검은 김 여사 사건보다 혐의를 증명하기 더 쉽다고 봤다. 다만 오 시장 측은 이 돈이 전달되는 걸 몰랐다고 주장한다.
김 여사 무죄 판단의 근거가 된 ‘여론조사 지시’ 부분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 내용이나 배포를 지시한 적 없어서, 여론조사의 이익이 김 여사 부부에게 귀속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검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지시·관리했다는 정황 증거가 있다고 주장한다.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부탁했다는 복수 관계자의 증언, 오 시장 측근인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관련해 필요하신 게 있으면 저한테 말씀하시라”고 말한 메시지 등이다. 명씨는 특검 조사에서 김 여사가 자신에게 여론조사를 먼저 부탁한 적 없다고 주장했는데, 오 시장과 관련해선 “오 시장이 먼저 네 차례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를 부탁했다.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명씨가 미래한국연구소(미한연)의 실질적 운영자인지를 두고 재판부들이 엇갈린 판단을 내린 것도 오 시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여사 사건 1심 재판부는 “(미한연의 전신인) 시사경남의 실질적 운영자는 명씨”라면서 “미한연의 인적·물적 시설은 시사경남과 동일했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미한연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고 본 것이다. 반면 창원지법 형사합의4부(재판장 김인택)는 지난 5일 “명씨는 미한연 직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정반대 판단을 내렸다.
명씨가 미한연 직원에 불과하다면, 김씨가 명씨의 개인계좌가 아닌 미한연 직원 강혜경씨에게 3300만원을 입금한 경위에 대해 추가 규명이 필요하다. 김씨는 3300만원에 대해 “오 시장 여론조사비를 대납한 것이 아니라 명씨에게 준 용돈”이라고 진술해왔다. 미한연 직원에게 입금했지만 최종적으로는 돈이 명씨를 향했을 거라 본 것이다. 만약 창원지법 판단대로 명씨가 직원에 불과했다면 김씨 진술에 모순이 생기게 된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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