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우리가 낼게, 제발 팔아줘"…K전력기기 '슈퍼 을' 등극

김도균 기자 2026. 2. 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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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변압기에 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향 변압기 판매 가격이 상승했지만 미국내 한국산 전력기기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미국 내 제조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자 우위 구조가 심화된 영향이다.

그럼에도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미국 매출이 견고한 건 미국 고객사들이 높아진 가격을 마다하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관세 정책은 오히려 국내 전력기기 업계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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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관세 부과로 변압기 가격 올랐지만…공급 부족으로 미국 기업이 관세 부담 감당
전력기기 '슈퍼사이클'에 공급자 우위 시장 지속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워싱턴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변압기에 관세를 부과한 후 미국향 변압기 판매 가격이 상승했지만 미국내 한국산 전력기기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미국 내 제조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자 우위 구조가 심화된 영향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계는 이같은 시장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미국으로 수출된 초고압변압기의 톤당 가격은 2만2269달러(한화 약 3200만원)로 집계됐다. 2024년 톤당 1만9063달러 보다 16.8% 상승했다. 미국이 지난해 8월부터 변압기 등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한 이후 관세의 상당 부분이 판매 가격에 전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초고압변압기는 미국 수출 시 상호관세 15%에 철강 파생상품 관세 3~5%가 추가돼 최대 20% 안팎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의 미국 매출이 견고한 건 미국 고객사들이 높아진 가격을 마다하지 않아서다.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를 수입한 미국 전력 기업은 지난해 관세 비용의 84%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수출 물량에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관세를 판매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내년부터는 고객이 관세의 100%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계약을 추진 중이다.

전력기기 3사 실적/그래픽=김다나

이 같은 이례적인 거래 구조는 글로벌 공급 부족에 기인한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가 맞물리면서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전력 수요가 2024년 4조970억 킬로와트시(㎾h)에서 2025년 4조1860억㎾h, 올해 4조2840억㎾h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전력수요는 빠르게 늘지만 초고압 변압기는 수작업 공정 비중이 높고 숙련 인력 양성에 10년가량이 소요돼 단기간 증설이 어렵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업체를 배제하면서 한국산 전력기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관세 정책은 오히려 국내 전력기기 업계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1632억원, 영업이익 3209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인 27.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효성중공업도 20.2%라는 기록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내 전력기기 시장의 공급자 우위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의 제조업 역량은 이를 감당할 수준이 못되기 때문이다.

전력기기 3사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을 강화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멤피스 공장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량을 기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4900만 달러를 투자해 올해까지 시험·생산 설비를 2차 증설 중이다. 여기에 1억5700만 달러를 추가 투입해 2028년까지 생산 능력을 50% 이상 확대하는 3차 증설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까지 앨라배마 공장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생산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LS일렉트릭 역시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 35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내 전력용 변압기의 공급 부족률이 30%, 배전용 변압기는 10% 수준에 달했다"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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