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의 추락]돌아오지 않는 환율… 보험사에 누적되는 '달러 리스크'
[편집자주] 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 'AI(인공지능)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이후 원화의 가치 하락률은 주요국 가운데 5번째다. 시장에서는 원화 약세를 한국 경제의 체력 저하를 알리는 '구조적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원화 약세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해본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제도를 도입한 뒤 보험사가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외화자산을 사들였으나 고환율 장기화 국면에선 환헤지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수익성을 갉아먹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생보사 22곳의 외화표시 유가증권 잔액은 111조2702억원으로 전년 말(99조3767억원) 대비 11.9% 불어났다. 2023년 말(86조3824억원)보다는 28.8%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이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 8.2%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외화자산 투자가 얼마나 더 늘었는지가 보인다. 운용자산 대비 외화자산 비중 역시 2년 새 11.4%에서 13.6%로 확대됐다. 2020년 보험업법 개정으로 보험사의 해외투자 한도가 50%로 상향 조정되며 외화자산 운용 규모가 꾸준히 불어난 결과다.
외화표시 유가증권은 달러 등 외화로 발행한 채권 및 주식을 뜻한다. 통상 보험사는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외화자산을 보유한다. 특히 종신보험 등 장기상품이 주력인 생보사는 부채 듀레이션(원리금 평균 회수기간)이 길어 장기채 위주의 외화증권을 통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한다.
보험사는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외화자산을 환헤지하지 않고 보유하면 장부상 평가이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보험업계는 자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외화자산의 100%를 환헤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환율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환율 하락 리스크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존 환헤지 계약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갱신(롤오버)할 때 발생하는 부담도 크다. 환율이 높아진 상태에서 계약을 갱신하면 추가 정산금을 납부해야 한다. 단기헤지 계약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는 유동성 리스크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문제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환파생거래 갱신 과정에서 환헤지 비용이 상승해 유동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환헤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시중은행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가 급증한 달러보험도 장기적으로는 부담이다. 지난 1월 한 달 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판매한 달러보험 규모는 약 1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약 730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을 달러로 주고받는 상품이다.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릴수록 보험사에는 외화 보험부채가 쌓인다. 과거 원/달러 환율은 경제 위기 시 일시 급등했다가 안정세를 찾았지만 최근에는 환율 형성 구조 자체가 바뀌어 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고환율 뉴노멀' 상황에선 외화 부채가 원화 기준으로 계속 불어나 건전성 지표를 악화시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단기간에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보험사가 재무적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찬우 기자 coldmilk99@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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