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에 고작 50원 남는데”…6조 로또 ‘모바일 침공’, 잠 못 드는 8000곳 사장님들
“물꼬 터지면 둑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수수료 50원에 기대는 8000곳 점주들 ‘패닉’
단순 편의 vs 사행성 확산 논란 지속…소외된 취약계층 자활 기반 흔드는 양극화 그림자

김 씨는 텅 빈 의자를 닦으며 “이제 누가 굳이 이 좁은 가게까지 걸어 들어오겠느냐”고 읊조렸다. 로또가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온 순간, 누군가에겐 ‘편의’가 누군가에겐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왔다.
◆24년만의 봉인 해제…‘내 손안의 1등’ 현실로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이날 낮 12시부터 모바일 동행복권 홈페이지를 통해 로또 구매를 허용한다. 2018년 PC 구매를 허용한 지 8년 만이자, 2002년 로또 도입 이후 24년 만에 규제가 전면 완화된 셈이다.

현재 온라인 판매액이 이미 17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모바일로 추가 열리는 시장은 약 1400억원 규모다. 숫자만 보면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전체 판매점 수입의 근간을 흔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5% 한도는 눈속임일 뿐”…8000곳 사장님들의 ‘속사정’
전국 8000여곳의 판매점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판매액의 5%다. 1000원짜리 로또 한 장을 팔면 부가세를 떼고 점주 손에 남는 돈은 고작 50원이다.
여기서 임대료와 전기료를 내고 나면 40원도 채 안 남는다는 게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믹스커피 한 잔 값을 벌려면 손님 10명이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한다.

◆‘로또 명당’은 버티지만…동네 구멍가게는 ‘디지털 도태’ 위기
이번 개편은 복권 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위 1등 당첨자를 수십명 배출한 ‘전설의 명당’은 여전히 줄을 서겠지만, 오가는 길에 들르던 동네 작은 판매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로또 판매점은 단순히 복권을 파는 곳을 넘어 노인이나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자활 기반인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편리한 모바일’은 곧 ‘가혹한 경쟁’을 의미한다.

◆사행성 조장 논란…정부 “상생 방안 마련”
사행성 확산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복권은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중독 위험도 함께 상승하는 특성이 있다.
정부는 시범 운영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비중을 엄격히 관리하고 구매 한도를 둔 것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라며 “올 하반기 본격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오프라인 판매점과의 상생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편의성 확대라는 명분과 사행성 조장이라는 우려 사이에서 정부가 내놓은 고심의 흔적을 의미한다.
오늘 당신이 스마트폰으로 구매한 5000원권 로또 한 장은 누군가에겐 편리한 일상의 조각이겠지만, 동네 골목 어귀 작은 판매점 사장님에겐 오늘 하루를 버틸 250원의 수수료가 사라진 순간일지도 모른다.
기술의 진보가 가져온 이 차가운 편의성 앞에서, 정부가 내놓을 ‘상생’의 답안지가 무엇일지 8000여명의 점주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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