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한 개도 죄?”…46만명 연구가 뒤집은 당뇨 ‘과일 공포’
옥스퍼드대 46만명 추적 결과, 신선한 과일 매일 먹으니 사망률 17%·합병증 13% 감소 확인
핵심은 식이섬유 파괴하는 믹서기 멀리하기…식후 2시간 뒤 ‘주먹 반 개’ 씹어 먹는 게 정석
“선생님, 귤 한 개 먹었는데 죄지은 것 같아요.”

현장의 내분비내과 전문의들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오히려 “환자들이 유튜브만 믿고 과일을 너무 안 먹어서 영양 불균형이 올 지경”이라고 하소연합니다.
◆46만명의 데이터가 증명한 ‘반전’
과학적인 이유가 뭘까. 비밀은 ‘식이섬유’에 있다. 과일 속 천연 당분은 사탕이나 주스의 액상과당과는 차원이 다르다. 식이섬유라는 촘촘한 그물망에 싸여 있어 소화 흡수 속도가 느리다.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은 덤이다.

물론 “아무 과일이나 막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섭취 방식이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가장 나쁜 습관은 과일을 갈아 마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믹서기에 가는 순간 식이섬유 그물망은 파괴되고, 과일은 그저 ‘설탕물’로 돌변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킨다”며 “과일은 마시는 게 아니라 반드시 씹어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강조했다.

수박이나 파인애플처럼 부드럽고 당도가 높은 열대과일보다는, 사과·배·단단한 복숭아처럼 씹는 맛이 있고 혈당지수(GI)가 낮은 과일을 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극단적 절제보다 ‘똑똑한 타협’을
“먹는 즐거움을 잃으면 치료 의지까지 꺾입니다.”
현장 의료진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혈당 수치에 집착해 스트레스를 받느니, 좋아하는 딸기 3~4알을 기분 좋게 먹고 동네 한 바퀴를 더 걷는 게 낫다는 얘기다.

오늘 저녁엔 퍽퍽한 닭가슴살 샐러드 위에 얇게 썬 사과 몇 쪽을 올려보자. 그 정도 호사는 당신의 췌장도 웃으며 허락할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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