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수로 ‘비트코인 벼락’… 80여명 바로 매도, 1분새 16% 폭락
당첨금 ‘원’ 대신 ‘BTC’로 잘못 입력
빗썸, 오지급 20분만에 사태 인지… 거래 차단 전까지 1788개 팔려
거래 안된 98% 당일 회수했지만… ‘미회수’ 코인 놓고 법적공방 예상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을 이용하는 한 이용자 계좌에 6일 오후 7시 ‘195,604,000,000’이라는 숫자가 찍혔다. 이용자가 보유한 적 없는 비트코인 2000개를 빗썸이 입금하면서, 평가액 환산 1956억400만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거액이 들어온 것이다. 전국 빗썸 고객 중 249명에게 평균 249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 총 62만 개로, 당시 거래금액 기준(9800만 원)으로 61조 원이 넘는다.
‘비트코인 벼락’을 맞은 249명 중 80여 명은 비트코인을 실제로 팔았다. 빗썸이 잘못 지급한 코인 중 1788개(0.29%)가 매물로 나와 순식간에 팔렸다. 대부분은 회수됐지만, 빗썸은 비트코인 125개(약 129억 원)를 돌려받지 못했다. 이 중 KB국민은행을 통해 현금으로 인출된 30억 원가량은 고객과 빗썸이 회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는 코인 형태로 고객의 기존 코인과 섞여 있어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원’ 대신 ‘BTC’로 지급

여기서 제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장부와 가상자산 지갑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구조가 없었던 것 같다”며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검증 과정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빗썸은 랜덤박스를 구매한 695명 중 박스를 개봉한 249명에게 비트코인을 지급했다. 대부분 200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고, 1명은 5만 개의 비트코인을 받았는데 원화 기준 4조9000억 원 규모다.
빗썸은 지난해 9월 기준 자체적으로 175개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고,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비트코인 4만2619개를 갖고 있다. 총 62만 개가 지급됐으니 빗썸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의 3500배, 고객이 맡긴 비트코인까지 합쳐도 14배가 넘는 비트코인을 지급하게 된 셈이다. 빗썸은 오(誤)지급 20분 만인 6일 오후 7시 20분 사태를 인지했다. 이후 15분 만에 오지급된 계좌의 거래와 출금 차단을 시작했고 5분 만에 차단을 완료했다.

일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지갑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후 7시 38분경 처음 올라온 글을 시작으로 다수의 인증이 이어지며 사태가 알려졌다.
● 현금 30억 원 회수 협의 중

빗썸 측은 비트코인을 팔아 현금으로 인출했거나 다른 코인을 구매한 고객에게 돈을 회수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미회수 물량 중 국민은행에 현금으로 인출된 30억 원가량은 고객과 빗썸이 회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코인 형태 자산인데 고객의 기존 코인과 뒤섞여 있어 회수가 복잡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거쳐야 한다. 빗썸이 소송으로 오지급된 코인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려워 치열한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빗썸은 저가 매도로 손실을 본 고객에게 손실액 110%를 지급하고, 사고 시간대에 빗썸 서비스에 접속했던 모든 이용자에게 2만 원씩 보상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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