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DB 김준기 회장 ‘위장계열사 고의 누락’ 검찰 고발

DB그룹의 총수(동일인) 김준기(82·사진) 창업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 등 재단과 산하 회사 15개(이하 ‘재단회사’)를 장기간 숨겨 놓고 지배력 유지와 사익에 활용한 정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는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이들 재단회사를 누락, 허위로 낸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회사를 1999년 계열에서 제외한 후 대기업 집단 계열사 목록에 넣지 않았으나 그 후에도 해당 회사들에 대한 실질적 경영권을 갖고 지배력·사익에 동원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가 재단회사(현 기준 폐업 회사 포함)로 적시한 곳은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코메랜드(구 삼동랜드) △상록철강 △평창시티버스 △강원흥업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동구농원 △양양시티버스 △대지영농 △동철포장 △구미자원 등 15곳이다.
공정위는 “해당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DB 동일인의 지배력이 미치는 실질적 계열로 인정했다”며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DB하이텍의 경우 소속 비금융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크지만 김 창업회장 측 지분율이 23.9%(자사주 제외) 정도로 낮았는데, 총수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재단회사들이 동원된 것으로 풀이했다.
재단회사들은 2010년 DB캐피탈 등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아 인천 소재의 불필요한 부동산을 DB하이텍에게서 매수하기도 했다.
김 창업회장이 2021년 재단회사 중 하나인 빌텍에서 220억원을 대여받고 이를 중도 상환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내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외에도 동곡사회복지재단 등을 그룹 계열사로 내부 관리하면서 외부에 은폐한 정황, DB측과 재단회사들간 자금·자산·매출 거래, 재단회사들의 인사에 관여한 정황 등을 지배력 행사의 증거로 들었다.
공정위는 “보수적으로 봐도 2016년부터는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본격 지배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공소시효상 2021~2025년 허위제출에 대해서만 고발했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점을 종합, “재단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됐고 총수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한 사례까지 확인된다”며 “고의성이 있고 대기업 집단 시책 근간을 훼손하는 정도가 매우 커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DB그룹 측은 “공정위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소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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