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장동혁과 윤석열은 닮은꼴
정적 제거하려는 장동혁
‘당원 믿는다’는 승부수가
계엄과 제명으로 서로 비슷
張 대표가 천하무적 될수록
‘尹 어게인’ 지분도 늘어날 것

정치 칼럼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말년과 지금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재임기가 상당히 흡사하다. 보수, 중도, 진보 등 성향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언론의 두 사람에 대한 논조가 거의 같고 다루는 글감도 비슷하다. 얼마 전 다른 신문사 칼럼니스트와 “요즘 백일장 대회 나간 느낌 같지 않냐. 같은 시제(試題)를 보고 글쓰기 시합 하는 꼴이라 차별화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시절에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지 마라’,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이력과 경력이 불투명하고 일천한 참모들을 곁에 두지 마라’, ‘일부 유튜버에게 미혹되지 마라’, ‘신문방송과 유수의 여론조사를 무시하지 마라’ 같은 소리를 입이 아프게 반복했다. 그래도 별무소용이었다. 민심의 방향이 뻔히 눈에 보이는데 거꾸로 역주행하던 총선 시기부터 총선 참패 이후에도 연신 어퍼컷을 날리고 여당 대표에게 눈을 부라리다가 비상계엄으로 자폭한 2024년이 특히 그랬다. 지금 장동혁 대표한테도 다들 그러고 있다.
정치 기반이 취약하고 지지율도 낮은 장동혁은 당 안팎의 쓴소리를 못 견디고 당무감사위, 윤리위같이 본인이 인사권을 지닌 기구에 비슷비슷한 사람들을 앉힌 다음에 정적을 제거하고 있다. 명분도, 절차도, 공감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압도적이지만 ‘절차적 문제가 없다’는 대답만 반복했다. 게다가 친위 기구나 다름없는 윤리위는 장동혁의 반대자에게 입막음하며 “당 대표는 당원 개개인의 ‘자유 의지의 총합’으로 만들어진 정당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단순한 자연인 인격체가 아니며 하나의 정당 기관에 해당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이런 모습도 윤석열과 꼭 닮은 꼴이다. 사면초가 꼴로 믿을 사람이 없어지니 고등학교 동문들을 군 요직에 배치한 이후 호흡을 맞춘답시고 연일 폭탄주를 돌리며 야당 욕, 여당 대표 욕을 주입한 후 어이없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장면. 이들이 “비상대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라고 정당성을 강변하던 모습이 지금의 장동혁과 똑같다.
윤석열은 민심과 국회에 의해 비상계엄 시도가 좌절된 이후 며칠간은 고개를 숙이는가 싶더니 곧 기세가 오히려 등등해졌다. 중국인에 의한 안보 위협, 부정선거 가능성 등을 갑자기 꺼내들더니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부터 온갖 음모론, 억지를 총동원해 보수 지지층을 붙잡고 늘어졌다.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탄핵 결정이 내려졌을 때도, 조기 대선을 통해 정권이 바뀌었을 때도, 국민의힘이 풍비박산이 났을 때도 바지 가랑이를 붙잡는 힘은 더 세졌다.
지금 장동혁이 ‘당원을 믿는다’며 꺼내든 승부수도 계엄 후 윤석열의 승부수와 겹쳐진다. 사실 이 두 승부수는 그 논리와 계산이 정확히 일치한다. 두 사람 다 “좌파나 실체 없는 중도는 몰라도 우리 핵심 지지층, 보수층에서만은 내가 우세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장동혁은 ‘나랑 붙으려면 서울시장이든, 국회의원이든 정치 생명을 걸고 나서라. 룰은 당원 투표다’라며 윽박지르고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장동혁 지지율이 57%로 나타났으니 그 자신감은 실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5%에 불과했다. 그러니 전체 유권자 중 장동혁을 지지하는 사람은 27%밖에 안 되지만 국힘 지지자 가운데선 과반 이상이 장동혁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선 장동혁은 국민의힘 내에서 천하무적이 된다. 앞으로 자기 형편이 더 안 좋아지면 당 지지율을 떨어뜨리면 된다. 중도보수 성향의 지지자들이나 국힘이 윤석열과 절연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포기하고 나가게 하는 대신 장동혁이 이미 연대의 대상으로 지목했던 당 밖의 우파들, 강성 유튜버 청취자들과 군소 보수 정당 지지자들을 유입시키면 된다. 한동훈 제명으로 당이 타격을 입는다고? 장동혁 입장에선 천만의 말씀이다. 한동훈 지지자들도 그를 따라 나가면 더 좋다.
전체 국민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괴리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국민의힘 지지자보다 무당층 숫자가 늘어날수록, 자신을 보수라고 말하는 사람이 줄어들수록 장동혁의 지분율과 장악력은 높아지게 된다. 혹여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더라도, 그나마 중도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더 떨어져 나가고 당무감사위와 윤리위만 건재하면 당권은 오히려 더 공고해질 수 있다. 그러면 ‘윤어게인’도 국민의힘 안에선 지분을 늘리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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