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없는 박사…차이 나는 중국 인재 양성

박은하 기자 2026. 2. 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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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분야 신제품·신기술로 심사
지난해 9월 이후 11명 학위 취득

중국 토목 엔지니어인 정허후이는 지난달 둥난대 토목공학과에서 박사 학위 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박사 과정과 달리 논문 발표는 없었다.

정씨는 대신 심사장에서 자신이 개발한 파일런에 대해 설명했다. 파일런은 송전탑이나 교각에 사용되는 철골 구조물이다. 그가 개발한 파일런은 레고 블록처럼 조립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사장교(케이블로 지지되는 교량)인 창타이 창장(長江·양쯔강) 대교 건설에 실제 적용됐다.

중국 대학에는 정씨처럼 논문 대신 현장에 사용되는 신제품이나 신기술로 박사 학위를 받는 과정이 있으며 이를 ‘실천성과(실무) 박사’라고 부른다. 이 제도는 반도체, 양자컴퓨터 등 18개 중점 분야를 중심으로 공학 과정에 한해 운영되고 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온라인판에서 정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중국에서 최소 11명이 실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전했다. 실무 박사 제도는 중국 정부가 2010년부터 엘리트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추진해온 교육 개혁 과정에서 도입됐다. 주요 명문대와 기업이 협력해 2022년부터 실무 박사 제도를 염두에 둔 엔지니어 양성 과정을 개설했으며, 2025년 1월부터 ‘논문 없는 박사’가 가능하도록 하는 관련 법이 통과됐다.

주슈메이 중국 공업정보화부 인사교육사 부사장(부국장)은 “실무 박사 제도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핵심·신흥 산업 분야의 혁신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실무 박사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공학 분야에서 기존의 학위 심사 제도가 현실에 맞지 않다고 중국 정부와 대학 당국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궈퉁 둥난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네이처에 “학생들이 중국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하거나 기술적 병목 현상이 있는 산업 분야에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 연구를 수행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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