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원문에 없었다… 가짜 통계 가져와 분석까지 조작한 대한상의

강주리 2026. 2. 8. 19: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상속세 부담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한국의 고액자산가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출 원인으로 지목된 '상속세'와 관련한 언급이 대한상의가 인용한 통계 원문에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헨리앤드파트너스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이 세계 4위이며 그 원인이 과도한 상속세 때문"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상의 보도자료 ‘가짜 통계’ 논란
“상속세 때문에 자산가 해외로 탈출”
인용한 통계 원문에는 ‘상속세’ 없어
구윤철 “신뢰도 의심스러운 통계”
김정관 “사실관계 전반 즉각 감사”
임광현 “10억원+ 이주자 139명뿐”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연합뉴스

‘상속세 부담으로 해외로 탈출하는 한국의 고액자산가가 급증했다’는 내용의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가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출 원인으로 지목된 ‘상속세’와 관련한 언급이 대한상의가 인용한 통계 원문에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의가 근거 없는 통계를 가져와 원인까지 마음대로 분석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헨리앤드파트너스의 통계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이 세계 4위이며 그 원인이 과도한 상속세 때문”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자료의 부실함이 지적되자 “방법론적 검증이 필요하니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배포 당일 스스로 오류를 인정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언론사 칼럼을 공유하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겠다.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엑스 계정에 올린 게시물.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즉각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대한상의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는 사과문을 내고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상의가 인용한 헨리앤드파트너스 보고서 원문에는 한국 자산가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치·경제적 불안정성’이 명시됐을 뿐 상속세를 언급한 대목은 없었다. 대한상의가 평소 국내 상속세제에 대한 기업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통계 분석까지 조작한 보고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영국의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로, 정부의 공식 데이터 대신 소셜미디어 ‘링크드인’ 프로필의 위치 변화나 개인 제트기 이용 빈도 등을 추적해 자산가 이동을 추정하는 비공식 민간 기관이다. 이들의 통계 산출 방식은 학계에서 ‘수동적 조정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상의 보고서를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경제 부처·과세 당국 수장은 8일 대한상의를 향해 십자포화를 날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가짜 뉴스다. 추계 자료는 신뢰도가 매우 의심스러운 통계”라고 지적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페이스북에서 “검증 없는 정보가 악의적으로 확산된 데 대해 유감을 넘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산업부는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이주자 중 10억원 이상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 수준이고,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밝히며 ‘팩트체커’를 자처하고 나섰다.

세종 강주리·서울 민나리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