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AI가 바꾸는 지방선거, 경기·인천이 시험대다

민병수 2026. 2. 8.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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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열흘 뒤면 예비후보 등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러 면에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1년 차를 맞는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 아니면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야당에 표를 줄 것인지가 전국적인 관전 포인트다. 그 중심에 경기·인천이 있다.

수도권은 늘 선거의 바로미터였다. 진영 색깔이 비교적 뚜렷한 일부 지역과 달리 경기·인천은 선거 때마다 표심의 방향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보수 정당이 41개 기초자치단체 중 29곳의 단체장을 차지했지만, 그 이전 선거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나왔다. 그만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얘기도 되지만 정당 간판보다는 후보의 경쟁력과 전략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여론 지형만 놓고 보면 여당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선거전에 돌입하면 표심은 언제든 움직인다. 주민들이 보는 것은 결국 '내 삶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가', '우리 지역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다. 생활과 밀착된 지방선거일수록 이 기준은 더욱 냉정하게 작동한다.

출마자 입장에서는 이 포인트를 어떻게 공략하는가가 당락의 관건이다. 그동안은 '조직'을 등에 업고 '바람'을 타는 것이 핵심이었다. 거대 정당의 탄탄한 조직력과 중앙 정치의 흐름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 중요성은 유효하다. 그런데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AI가 전략 수립부터 메시지 관리,  온라인 소통 등 전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첫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할 점은 주민들과 지역을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다. 이전에는 연령대, 직업군, 주요 민원 정도를 중심으로 한 분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역별·세대별 관심 현안, 여론 흐름, 생활 속 민원과 요구사항을 훨씬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와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올해부터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 사업'을 통해 지자체들이 AI·데이터 분석으로 교통, 생활안전, 건강, 돌봄 등 지역 현안을 발굴하고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후보자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선거 전략과 공약 설계에 연계할 수 있다. 막연히 '교통이 불편하다'가 아니라 어느 시간대, 어느 노선, 어떤 계층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지까지 짚어 들어가는 정밀한 공약 설계가 가능해진 셈이다. 선거가 '얼굴 도장 많이 찍기 경쟁'에서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경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메시지 제작과 관리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AI는 공약 초안, 정책자료 요약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하다. 일부 정당은 이미 시·군·구 의회 회의록을 AI에 학습시켜 공약 작성을 돕는 전략을 수립했다. 온라인 공간 역시 AI를 활용하면 여론 변화를 더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과거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물을 뿌리는 수준을 넘어 어떤 유권자에게 어떤 메시지가 효과적인지까지 파악하고 더 정확하게 타겟팅 할 수 있다. 대규모 조직이나 막대한 비용 없이도 경쟁력 있는 선거가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선거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현장을 누비며 주민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은 여전히 기본이다. AI가 이를 대체할 수는 없다. 딥페이크나 허위정보 생성 등 부정적 활용에 대한 경계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제대로 활용하면 박사급 보좌진과 숙련된 선거운동원을 곁에 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신인 후보나 소수 정당에게는 공정한 경쟁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 첫 시험대다. AI라는 유용한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물론 이후 4년의 지방행정과 주민 삶의 방향까지 변화가 기능하다. 무엇보다 돈 정치와 낡은 관행을 넘어 데이터와 정책이 중심이 되는 선거로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이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정당과 출마자들의 현명한 대응을 기대한다.

민병수 디지털뉴스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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