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인천시, 대중교통에 年 3811억 지원 ‘만성 적자의 덫’
눈덩이 대중교통 예산, 정부는 뒷짐
작년 市 전체 예산의 3.09% 차지
환경·보건보다 더 많은 비용 채워
국비 요청 말고 대안도 없는 상황

인천시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영 지원 예산으로 매년 4천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면서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 대중교통비 절감’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정부가 대중교통 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정부 60번째 국정과제는 ‘국민 생활비 부담 경감’이다. 이 중 대중교통비 절감 방안으로는 전국 대중교통을 일정 한도 내에서 무제한으로 탑승·환승 가능한 신규 정액패스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사업(K패스)을 확대·개편한 ‘모두의 카드’를 도입해 지난 4일부터 시행 중이다.
인천시는 이미 시민이 대중교통을 편하게 탑승·환승하도록 재정지원을 펴고 있다. 대중교통 운영 업체가 환승·무료 지원으로 인해 떠안게 되는 손실을 인천시가 자체 예산으로 보조해 주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 ▲노인·장애인·국가유공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정 무임승차’ 제도에 따른 손실 보전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재정지원 ▲시내버스 환승·무료 지원 손실 보전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인천시가 투입한 예산은 지난해에만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합해 총 3천811억561만여원에 달한다. 이 중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예산(광역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 포함)으로만 2천901억5천여만원을 지출했다. 또 도시철도 법정 무임승차 손실을 메우는 데 533억여원, 수도권 통합 환승 할인 재정지원에 533억1천997만여원, 시내버스(인천 간) 환승·무료 지원 손실 보조금으로 136억2천795만여원을 투입했다.
이는 지난해 인천시 전체 예산(일반회계 기준) 중 3.09%를 차지한다. 전체 예산 대비 ‘문화 및 관광’ 분야 예산 비중이 3.90%,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는 3.11%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규모다. 인천시는 ‘환경’(2.61%), ‘보건’(1.86%) 분야보다도 대중교통 운영 손실을 채우는 데 더 많은 예산을 썼다. 특히 환경 예산은 그동안 대중교통 운영 손실 보전액보다 규모가 컸지만, 2024년부터 역전됐다.
재정 부담이 심화하자 인천시를 비롯한 광역지자체들은 201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국비 지원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지금의 ‘만성 적자’ 구조에서 지자체가 부담할 수 있는 재정에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시내버스 준공영제 예산이나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보전에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수년째 이어진 요구에도 국비 지원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환승·무료 이용 체계는 시민 편의를 위해 도입·정착된 것이라 없애거나 축소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수도권이나 같은 광역지자체 등과 교통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을 때마다 개선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다”며 “공동으로 국비 지원을 요청하는 것 말고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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