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송도의 미래, 이제는 '연결'이다

정동석 2026. 2.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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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석 전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

송도국제도시의 외형적 성장은 눈부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글로벌 바이오·건설·교육·IT·R&D 기업이 집적된 이곳은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2026년 기준 종사자 수는 11만 명, 상주 인구는 약 23만 명에 이른다. 지표상으로는 일자리와 주거를 모두 갖춘 자족도시의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화려한 성과 뒤에는'성장의 역설'이 존재한다. 첨단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거리의 실물 경제는 활력을 잃고 있다. 늘어가는 상가 공실은 단순한 경기 침체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서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지역 내에서 순환하지 못하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구조적 결함을 드러내는 신호다.

이러한 현상의 근저에는'공간과 기능의 파편화'가 있다. 단지별 개발에 집중한 나머지, 도시 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대중교통과 이동 체계 구축에는 충분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업무·주거·상업 공간이 기능별로 분리되었고,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데도 도시 내부의 심리적·사회적 연결성은 오히려 약화되었다.

도시 안에서 일상적 소비와 여가를 누릴 상업적·문화적 접점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시민들의 생활 반경이 자연스럽게 도시 경계 밖으로 확장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하는 요인이 바로 교통망의 불균형이다. 송도의 교통 체계는 서울 등 외부 진·출입에는 효율적이지만, 정작 도시 내부를 유기적으로 잇는 생활 동선은 분절되어 있어 내부 연결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 결과 송도 안에서 소비하는 것보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가 더 쉬운 구조가 고착화 되었고, 상권 위축과'경제 공동화' 현상이 필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제 송도는'자족형 도시'로 도약할 것인지, 아니면 일자리는 있으되 소비와 삶은 외부에 의존하는 거대한 베드타운으로 남을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따라서 도시관리의 초점을 '짓기'에서 '엮기'로 전환해야 한다. 첫째, 직주(職住) 분리를 넘어선 '직주 융합'도시 전략이 시급하다. 주택과 기업을 배치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음식·문화·상업 기능으로 촘촘히 연결해 사람들이 머물고 싶어 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송도의 내부 순환 대중교통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 트램과 BRT 등 내부를 연결하는 신교통수단은 오래전부터 논의됐지만, 아직 실현되지 못했다. 도시는 공구별로 확장됐지만, 대중교통은 여전히 1공구 중심에 머물러 있다.

셋째, 개발을 통해 성장해 온 도시인 만큼, 개발 이익을 대중교통을 포함한 기반시설 확충에 재투자하는 것은 합리적이면서도 필수적이다. 증가하는 교통 수요를 인프라 확충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도시는 스스로 성장 잠재력을 제한하게 된다.

넷째, 기업과 지역 상권을 직접 연결하는 정책적 장치가 필요하다. 기업의 성장이 지역 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점심 식사와 저녁 회식, 사내 행사 등이 송도 내 상권에서 이루어지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역 상권 연계 소비 쿠폰, 제휴 프로그램, 법인 사용 인센티브 등을 도입한다면, 기업의 성장이 지역으로 흘러들어 공실을 줄이고 지역 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시는 건물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과 활동의 흐름이다. 산업·주거·상권·교통이 하나로 엮이고 내부 순환망이 실핏줄처럼 작동할 때, 비로소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터전'이 된다. 경제적 순환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활력은 시민들에게 강력한 소속감을 부여하며, 이는 다시 도시의 문제 해결과 미래 발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만드는 선순환의 토대가 될 것이다. 이제 송도국제도시에는 거창한 비전보다, 일·주거·소비·이동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되는 실행력이 필요하다.

/정동석 전 인천광역시 도시계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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