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체류형 도시’로 방향 전환…문화·야간 콘텐츠로 경쟁력 강화

이상만 기자 2026. 2.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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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대응 ‘펀시티’ 전략 본격화… 원도심·신도시 균형 발전 추진
벅스 루미나 조성·생활문화 확충 통해 체류 시간 늘리고 지역 활력 제고
▲ 예천읍 남산공원에 추진 중인 벅스 루미나 항공 조감도, 예천군 제공

도시는 이제 인구가 아니라 '체류 시간'으로 경쟁한다. 김학동 예천군수가 지난 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간의 주요 군정 성과와 올해 추진 사업을 종합해 보면, 예천의 도시 전략은 큰 틀에서 '펀시티(Fun City) 구상'으로 수렴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천군은 '문화와 배움으로 완성하는 행복도시'를 목표로, 정주 중심의 기존 도시 정책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머물고 다시 찾는 체류형 도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행정 중심 성장 모델을 넘어 문화·체험·야간 콘텐츠를 도시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펀시티 전략은 문화와 여가, 체험 요소를 결합해 도시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드는 정책 방향이다. 인구 감소가 구조화된 상황에서 소도시가 선택한 대응 전략으로, 단순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구와 체류형 방문객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예천군은 도청신도시의 지속 성장과 원도심 정주 여건 개선을 병행 추진하며 도시의 이중 구조를 균형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다. 육상·양궁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도시 이미지 강화, 생활체육 저변 확대, 가족 단위 체험 콘텐츠 확충이 주요 축이다.

여기에 청년 정착 지원, 출산·보육 정책, 교육 환경 개선을 연계해 '살고 싶은 도시'의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대학과 교육기관과의 협력 확대, 생활형 문화공간 조성, 문화행사 다변화는 관계 인구 확대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단기 방문에 그치는 관광을 넘어, 지역과 지속적으로 연결되는 인구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체류형 인프라 확충도 속도를 내고 있다. 원도심 일대에 조성 중인 야간 복합 문화공간 '벅스 루미나'는 오는 3월 완공될 예정이다. 야간 경관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이 공간은 원도심 상권 활성화와 체류 시간 확대를 동시에 노린다.

이 같은 정책 흐름은 각종 지표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예천군은 지난해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민간기관 평가에서 총 66건의 기관 표창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2023년 안전도시 평가에서는 군 단위 '살기 좋은 도시' 전국 1위를 기록했고, 202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지역발전지수는 153위에서 59위로 상승했다. 2025년에는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이 발표한 한국건강지수 정신건강 부문 전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단기 이벤트 효과라기보다, 농촌과 신도시가 공존하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의 누적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급변하는 행정 수요 속에서도 기본 행정의 안정성을 유지해 온 점이 외부 평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 시대에는 도시가 재미와 품격을 동시에 갖춰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소도시일수록 정체성을 분명히 한 문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산업과 행정 중심 성장의 시대를 지나, 문화와 체류가 도시 가치를 좌우하는 흐름 속에서 예천의 펀시티 전략이 도시 구조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