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선날 이어진 폭설···6차례 연속 50%대 낮은 투표율 기록하나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중의원(해산) 결단에 따라 치러진 8일 총선거는 이례적인 ‘겨울 선거’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설 등 악천후가 이어지면서 투표율 동향에 관심이 모였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 평균 투표율이 16.05%로 직전인 2024년 10월 총선 당시 동시간대 투표율보다 3.0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자는 2079만6327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약 20.1%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겨울철 기상 상황이 유권자들의 투표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학 입시 등 수험 시즌인 데다 적설로 인한 교통 장애 가능성이 지적됐다. 일본에서 2월 총선은 1990년 이후 36년만이며, 역대 3번째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짚었다.
이날 일본 서북부와 수도권에는 강설이 예보됐다. 교토부, 효고현, 돗토리현 등 지역은 물론 수도 도쿄에도 눈이 쌓이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교도통신은 9일 오전 6시까지 24시간 강설량이 호쿠리쿠 80cm, 긴키 70cm, 도호쿠 50cm, 홋카이도 40cm 등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돗토리현 일부 투표소는 이날 오전 7시 투표 개시 시간을 오전 9시로 2시간 늦췄다. 사무 직원이 쌓인 눈으로 제시간에 투표소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제설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 탓이다. 일부 투표소는 해가 떨어진 후 유권자가 투표소에 오는 것은 위험하다는 판단 하에 투표 종료 시간을 기존 오후 8시에서 오후 6시로 2시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 한 투표소 근처에서 AFP 통신과 만난 50대 여성은 “투표소 주변에 눈이 쌓여 가는 길을 찾기 힘들었고, 도로 상태가 나빠 여기까지 오는 게 고역이었다”고 말했다. 일본 북부 아오모리현 한 투표소에서 공영방송 NHK와 만난 70대 남성은 “가급적이면 눈이 오지 않는 때에 선거를 치르면 좋겠다”고 했다.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최근 5차례 연속 50%대에 머물렀다. 마지막으로 투표율이 60%를 넘은 것은 2009년이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 시절 치러진 2024년 10월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53.85%로 전후 3번째로 낮았다.
투표율 동향에 각당은 주목하고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자민당의 ‘26년 동지’ 공명당과의 결별과 일본유신회와의 새 연립이란 격변을 통해 출범한 만큼 무당파층이나 조직표를 둘러싼 구도가 기존 선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공명당이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신당 중도개혁연합을 창당한 것도 판세 분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민당은 그간 투표율이 낮을수록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으나, 이번엔 그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관저 간부를 인용해 지적했다. 이는 공명당의 입지 변화 때문으로, 종교단체 창가학회에 뿌리를 둔 공명당은 지역구별로 1만∼2만표 정도의 고정 지지층이 있어 접전 지역구에서 당락을 가르는 변수로 인식돼 왔다.
대신 자민당 내에선 다카이치 내각의 높은 지지율을 배경으로 무당파층이 투표에 참여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지지율이 높아 이들의 투표 참여 정도에 관심이 모인다.
닛케이는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감세, 현금 지급 등을 주장한 정당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끌어모으면서 의석을 늘렸다고 전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소로 향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한꺼번에 투표한다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복수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를 배경으로 여당 우세라는 분석이 이어졌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중도개혁연합은 다수 조사에서 열세로 나타났으나,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의 지원을 받는 입헌민주당은 공명당의 조직력과 더해 막판 반격을 도모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짚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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