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의 그림 읽기] 신화를 소재로 했다는 걸 알았다면…

기호일보 2026. 2. 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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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가 있는 둘째 아이가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봤다면서 가족카톡방에 올렸어요.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카오스와 함께 가이아(대지의 신)가 있었어요.

서양미술은 물론이고 서양문화 전반에 접근하려면 그리스․로마신화와 성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반면에 신화는 특별한 접근 채널이 없기도 하고 그 양이 워낙 방대해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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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고야, <자식을 삼키는 사투르누스>, 1820년경, 캔버스에 유채, 146×83㎝, 프라도미술관
며칠 전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가 있는 둘째 아이가 미술관에서 이 그림을 봤다면서 가족카톡방에 올렸어요. 괴물이 어린아이를 잡아먹고 있는 엽기적 모습에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어요. 사실 고야(1746~1828)의 이 작품보다는 같은 테마의 루벤스 그림이 더 끔찍해 보이긴 하지만요. 곧바로 그리스․로마신화의 한 장면이라고 얘기해 주었어요. 실재 인간사에서 있었던 사건이 아닌 신화라 하니 불편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했어요.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카오스와 함께 가이아(대지의 신)가 있었어요. 가이아는 아들이기도 한 우라노스(하늘의 신)와 관계해 크로노스(사투르누스)를 비롯해 남자 여섯 여자 여섯을 낳았어요. 이들을 티탄족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가이아는 우라노스의 폭압적인 행동에 견딜 수가 없어 크로노스를 사주했어요. 그는 낫으로 아버지를 거세해 죽였죠. 이때 우라노스의 남근이 바다에 떨어져 아프로디테(미의 여신)가 태어난 거예요. 그래서 보티첼리, 카바넬 등이 <비너스의 탄생>의 공간적 배경으로 바다를 그립니다. 아무튼 우라노스는 죽어가면서 '너도 언젠가 네 자식의 손에 죽게 될 거다'라고 저주를 퍼부었어요. 이에 크로노스는 아내 레아가 아이를 낳을 때마다 삼켜 버렸죠. 그러나 그 저주를 피할 순 없었죠. 아들 제우스(유피테르)에게 살해당해요.

서양미술은 물론이고 서양문화 전반에 접근하려면 그리스․로마신화와 성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한국인에게도 성서는 신앙인까지는 아니어도 교회나 성당에 다녔던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많아 꽤 익숙한 텍스트죠. 반면에 신화는 특별한 접근 채널이 없기도 하고 그 양이 워낙 방대해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진 않아요. 그럼에도 신화를 계속 읽어야 하는 이유는 서양문화의 기초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에요.

<김성배 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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