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설 연휴 후 HBM4 세계 첫 양산 출하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를 설 연휴 이후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다. 이전 세대 제품 부진으로 불거진 반도체 사업 위기설을 딛고, 차세대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4 양산 출하 시점을 설 연휴 이후, 이르면 2월 셋째 주로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구매주문을 확보했으며, AI 가속기 '베라 루빈' 출시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하 시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구매주문에는 고객사 완제품 모듈 테스트를 위한 HBM4 샘플 물량도 대폭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열리는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삼성전자 HBM4가 적용된 '베라 루빈'을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4의 양산 출하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삼성전자 HBM4는 성능 면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개발 초기부터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 JEDEC 기준을 웃도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데이터 처리 속도는 JEDEC 표준인 8Gbps를 넘어 최대 11.7Gbps에 달해, 표준 대비 37%, 이전 세대 HBM3E 대비 22% 빠르다.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원스톱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메모리와 공정 기술의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HBM 판매량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평택캠퍼스 4공장에 신규 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선단 공정을 적용하고도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4 공급과 점유율을 전략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고 성능의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삼성전자가 기술 경쟁력 회복을 입증했다"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