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챗GPT 적과의 동침…신의 한수인가 악수인가 [국민앱 엇갈린 선택 2편]
AI 시대 국민앱 엇갈린 선택②
카카오톡의 전략적 승부수
검색 이용률 줄어든 카톡
생성형 AI 이용자 부쩍 늘어
그런 와중에 챗GPT와 협력
AI, 카톡에 아군일까 적일까
![생성형 AI에 밀려 카카오톡의 검색 서비스 이용률이 급감했다.[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8/thescoop1/20260208145802209wanp.jpg)
# 아이러니한 건 최근 카카오가 '카톡-챗GPT'의 협업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경쟁자를 안방에 들인 꼴"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의 선택은 과연 옳을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하 카톡)은 지난해 말 많고 탈 많은 한해를 보냈다. 출시 15년 만에 단행한 '과감한 개편'이 화근이었다. 지난해 9월 카톡의 운영사 카카오는 주소록 형태였던 카톡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SNS 스타일로 바꿨다. 메신저를 넘어 SNS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발돋움하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개편 직후 낯선 디자인과 기능에 반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불만을 쏟아내면서 카톡은 위기를 맞았다. 이를 의식했는지 카카오는 개편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메인 화면을 기존의 친구 중심 목록으로 롤백했다. 사실상 '백기'를 든 셈이다.
간신히 급한 불을 껐나 싶었는데, 최근 또다른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근원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다. 통계 하나를 살펴보자.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1월 28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남녀 2000명 중 최근 3개월간 챗GPT를 검색 서비스로 이용한 비율은 지난해 3월 39.6%에서 12월 54.5%로 9개월 새 14.9%포인트 상승했다(이하 복수응답ㆍ같은 기간). 챗GPT와 제미나이(9.5→28.9%) 등 생성형 AI를 검색 용도로 활용하는 이용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톡도 생성형 AI 성장세에 타격을 입었다. 카톡 내 '검색 서비스' 이용률이 45.2%에서 34.1%로 11.1%포인트 떨어졌다. 업계 1위인 네이버의 이용률이 85.3%에서 81.6%로 소폭 하락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낙폭이 크다.
![[사진 | 더스쿠프 포토]](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8/thescoop1/20260208145803609mmdy.jpg)
검색 서비스가 카톡의 주요 기능이 아니란 점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이번 설문조사가 카톡에 시사하는 점은 적지 않다. 검색 서비스로 이용자를 앱 안에 묶어두려는 카톡의 '락인(Lock-in) 전략'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어서다. 반대로 말하면, '슈퍼앱'을 목표로 하는 카카오의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흥미로운 건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가 챗GPT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서비스 강화를 위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28일 카톡에서 언제든 챗GPT를 쓸 수 있는 '챗GPT 포 카카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간단한 정보 검색이나 맛집 예약, 간단한 이미지 생성부터 카카오 맵, 카카오 선물하기 등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샵 검색'처럼 챗GPT가 카톡의 락인 효과를 담당한 셈이다.
카카오와 챗GPT의 관계가 경쟁에서 협력으로 바뀌었단 얘긴데,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하나 더 있다. 공교롭게도 챗GPT가 최근 메신저 기능을 하나둘씩 추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챗GPT 운영사 오픈AI는 지난해 10월 안드로이드 베타 버전에서 챗GPT 사용자들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시범적으로 추가했다.
한달 뒤인 11월에는 챗GPT 내에서 여러 사용자가 함께 대화할 수 있는 '그룹 채팅' 기능도 한국에서 시범 도입했다. 최대 20명까지 참여할 수 있는데, AI로 만든 정보를 요약하거나 콘텐츠를 함께 생성하는 등 공동 작업이 가능하다는 게 이 서비스의 장점이다.
사용자 간 대화 도중에 언제든 챗GPT를 호출할 수도 있다. 대화 과정을 지켜보던 챗GPT가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나서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카톡의 '챗GPT 포 카카오'를 연상케하는 대목이다. 챗GPT가 메신저 시장을 넘보고 있다는 얘기다.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2/08/thescoop1/20260208145804974rzyk.jpg)
챗GPT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이 메신저 기능까지 편리하다고 느끼는 순간, '국민 메신저'의 아성이 무너질지 모른다. 카카오가 카톡에 챗GPT를 탑재한 게 되레 이용자를 내주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는 "소비자는 더 편리하고 똑똑한 서비스를 따라 이동하기 마련"이라면서 "카톡에 있는 챗GPT의 편리함을 맛본 소비자들이 챗GPT 본진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본의 아니게 '적과의 동침'을 시작한 카카오톡은 올해 어떤 성적을 거둘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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