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 김준기 DB 창업회장 ‘위장계열사 15곳 고의 누락’ 혐의 검찰 고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산하 회사 15곳
“대기업집단시책 근간 훼손 매우 커 고발”

DB그룹의 총수(동일인)인 김준기(82) 창업회장이 동곡사회복지재단 등 재단과 회사 15개(이하 ‘재단회사’)를 DB 소속 법인에서 장기간 숨겨 놓고 지배력 강화와 사익에 쓴 정황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거래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의 바탕이 되는 자료를 허위 제출한 혐의(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15개 회사를 1999년 계열에서 제외한 후 대기업 집단 계열사 목록에 넣지 않았으나 그 후에도 해당 회사들에 대한 실질적 경영권을 가졌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가 재단회사로 적시한 곳은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코메랜드(구 삼동랜드) △상록철강 △평창시티버스 △강원흥업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동구농원 △양양시티버스 △대지영농 △동철포장 △구미자원 등 15곳으로 현재 기준 폐업한 회사도 포함돼 있다.
공정위는 “해당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DB 동일인의 지배력이 미치는 실질적 계열로 인정했다”며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분율만으로는 관계를 알기 어렵게 계열사를 숨긴 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거래위는 이들이 DB하이텍 등 DB그룹 계열사를 지원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재단회사들은 2010년 DB캐피탈 등에서 대규모 대출을 받아 인천 소재의 불필요한 부동산을 DB하이텍에서 매수하기도 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재무개선을 돕거나 그룹의 지배력 유지에 썼다는 것이다.
DB하이텍의 경우 DB 소속 비금융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크지만 김 창업회장 측 지분율이 23.9%(자사주 제외) 정도로 낮았는데, 총수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재단회사들이 동원된 것으로 풀이했다.
DB아이엔씨를 통해서는 제조서비스 계열사를 지배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또 김 창업회장이 2021년 재단회사 중 하나인 빌텍에서 220억원을 대여받고 이를 중도 상환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도 상환 수수료도 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창업회장과 딸의 주력 계열사들이 재단 회사에서 수차례 자금·자산을 거래한 내역도 확인했다.
재단회사들을 그룹 계열사로 내부 관리하면서도 외부에는 드러나지 않도록 은폐한 정황도 드러났다.
2023년 DB 그룹 조직도에 위장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동곡사회복지재단을 점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포함시켰으나, 그룹장에게만 배포하고 관계사 배포시에는 ‘동곡재단’ 부분을 삭제하라는 표기가 되어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곳의 위장계열사는 관련 단일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수준으로 평가된다.
공정위가 확인한 위장계열사 은닉 기간은 늦어도 2010년 이후부터로 15년 이상 김 창업회장 등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재단 회사들을 활용한 것으로 봤다.
공정위는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2016년부터는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본격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공소시효상 2021~2025년 5년간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에 대해서만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같은 점을 종합, “재단 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되어 왔고 더욱이 총수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한 사례까지 확인된다”며 “총수 모르게 이러한 사안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각종 증거에서도 확인되듯이, 기업집단 DB가 내부적으로도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계열로 관리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면서 “고의성이 있고 대기업 집단 시책 근간을 훼손하는 정도가 매우 커 고발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일인 측의 지배적인 영향력 행사를 여러 증거와 거래 관계, 구체적 정황 등을 종합 고려해 계열 관계를 밝혀낸 최초의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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