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김준기 DB 회장 검찰 고발…‘재단 은폐·사익 활용’ 첫 인정 사례

이광영 기자 2026. 2. 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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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공익재단과 산하 회사를 장기간 계열사에서 누락하고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사익을 위해 활용한 혐의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단순 지분율이 아닌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계열 관계를 인정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 뉴스1

공정위는 8일 김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산하 회사 15곳을 고의로 제외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회사들은 1999년 계열 제외됐지만 공정위 조사에서는 최소 2010년부터 총수 일가를 위해 다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재단 회사들을 경영권 방어와 개인 자금 조달에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에는 재단 회사인 빌텍에서 220억원을 개인적으로 대여받았다. 이 과정에서 수시 상환과 재차 차입을 반복했으며 중도상환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 회사들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DB하이텍과 DB아이엔씨의 지분 확보에도 동원됐다. 2010년에는 DB하이텍의 유동성 개선을 위해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매입했다. 2022년에는 김 회장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DB아이엔씨와 유사한 비율만큼 DB하이텍 지분을 취득한 사례도 파악됐다.

DB 측은 내부적으로 재단 회사들을 계열사처럼 관리하면서도 외부에는 철저히 숨겼다. 그룹 부동산 현황, 건물 현황, 임원 명단 등 내부 문서에는 재단 회사 정보가 포함됐다. 그룹 조직도에는 재단 계열사를 점선으로 표시하며 대외 배포 시 삭제하라는 지침도 적혀 있었다.

공정위는 인사 교류, 자금 거래, 조직 관리 등 다수 정황을 근거로 김 회장이 지분 보유 없이도 실질적으로 재단 회사들을 지배했다고 판단했다. 이는 기존 지분율 중심 판단을 넘어 동일인의 영향력을 입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재단 회사들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와 사익 편취에 지속적으로 활용됐다"며 "자료 누락의 고의성과 중대성을 고려해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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