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6억원까지는 증여 비과세…잘못 쓰면 독이 된다는데 [매일 돈이 보이는 습관 M+]
흔히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라 부르지만, 법률과 세무의 관점에서 결혼은 ‘가장 긴밀한 경제 공동체의 탄생’을 의미한다. 부부는 함께 가정을 일구고 재산을 형성하며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지만, 정작 배우자의 유고나 이혼, 혹은 자산 이전과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법적·세무적 준비가 부족해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일반적인 상식과 법의 괴리로 인해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사이에 설마 세금 문제가 생기겠느냐”라는 안일한 생각은 평생 쌓아온 자산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지출하게 만들거나, 남겨진 배우자의 생계 기반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배우자 상속지분에 대한 정책적 배려부터 10년간 6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비과세 혜택, 그리고 최근 도입된 혼인·출산 증여공제까지. 부부 사이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상속과 증여의 기술’은 단순한 절세를 넘어 사랑하는 이의 미래를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사랑법이다.

공제의 핵심 요건은 ‘시기’에 있다. 혼인공제의 경우 혼인신고일을 기준으로 전후 각 2년, 즉 총 4년의 기간 내에 증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출산공제 역시 자녀의 출생신고일(또는 입양신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증여받아야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특정 시기에만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간이 경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혼인과 출산공제를 각각 적용받더라도 수증자 1인당 평생 통합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된다는 사실이다. 즉, 결혼할 때 이미 1억원을 공제받았다면 아이를 낳았을때 추가로 공제를 받을 수는 없다.
가장 큰 차이는 상속권의 유무에서 나타난다. 법률상 배우자는 피상속인 사망 시 다른 상속인들보다 5할이 가산된 법정상속분을 보장받으며, 실제 상속받은 금액에 따라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에 달하는 배우자상속공제를 적용받아 상속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반면 사실혼 배우자는 민법상 법정상속인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피상속인이 별도의 유언(유증)을 남기지 않는 한, 평생을 함께하며 재산 형성에 기여했더라도 단 1원의 재산도 법적으로 상속받을 수 없으며, 당연히 배우자상속공제 혜택 또한 전무하다.
증여의 경우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법률상 배우자 간에는 10년간 6억원이라는 파격적인 증여재산공제가 적용돼 자산의 사전 이전이 용이하다. 하지만 사실혼 배우자 사이의 자금 거래는 원칙적으로 타인 간의 증여로 간주된다.
생활비 명목으로 건넨 자금이 자산 형성에 사용될 경우, 증여세 면제 한도가 사실상 없다시피 한 사실혼 관계에서는 고액의 증여세가 부과될 위험에 노출된다. 다만 국민연금이나 공무원연금 등 일부 사회보장법령에서는 실질적인 유족 보호를 위해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수급권을 인정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규정일 뿐이다.
결국 사실혼 관계의 부부라면 자산 관리 전략을 일반적인 부부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상속권이 없는 사실혼 배우자를 위해 생전 증여를 고려하거나, 신탁이나 생명보험의 수익자 지정 기능을 활용해 사후 생활 보장 수단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이혼 시 재산분할에서는 사실혼 관계에서도 공동 형성 재산에 대한 청산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자산의 귀속 명의를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법의 테두리 밖에서 형성된 공동체의 경제적 안전망은 오직 치밀한 사전 준비를 통해서만 구축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 공제는 부부가 공동으로 자산을 형성했다는 기여도를 인정함과 동시에, 남은 배우자의 노후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한 정책적 배려다. 이 제도의 핵심은 ‘10년’이라는 시간과 ‘6억원’이라는 한도의 조합에 있다.
6억원의 공제 한도는 단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증여일로부터 소급해 10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난다. 즉, 30세에 6억원을 증여하고 40세, 50세에 각각 추가로 6억원씩 증여한다면 평생에 걸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세금 부담 없이 배우자 명의로 이전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발생할 상속세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사전 증여 전략’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6억원까지는 무조건 비과세’라는 인식을 경계해야 할 지점도 분명 존재한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실수는 일상적인 자금 거래와 증여의 경계를 모호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배우자에게 생활비나 교육비 명목으로 자금을 송금하는 것은 통상 가사 비용으로 보아 과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 자금이 생활비로 소비되지 않고 저축이나 투자로 이어져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이나 주식을 취득하는 자금원으로 쓰인다면, 국세청은 이를 실질적인 증여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고액 자산가의 경우 계좌 추적을 통해 생활비를 가장한 자산 이전을 적발해 증여세를 부과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모든 증여재산공제는 수증자가 거주자인 경우에 적용 가능하다. 수증자가 비거주자인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거주자, 비거주자의 판단이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 영주권을 취득하고 현지에서 생계를 꾸리는 배우자에게 국내 자산을 증여하면서 6억원 공제를 적용해 신고했으나, 과세관청이 수증자를 ‘비거주자’로 판단해 공제를 부인하고 거액의 증여세를 추징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반대로, 비록 해외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국내에 가족이 있고 자산 상태나 직업상 다시 입국해 주로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거주자’로 보아 6억원 공제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 즉, 단순한 국적이나 영주권 유무보다 실질적인 생활의 근거지가 어디인가 여부가 거주자·비거주자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결국 부부간 증여재산공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할 스케줄링의 영역이다.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우량 자산을 10년 단위로 배우자에게 분산 이전함으로써 양도소득세의 합산 과세를 피하고 상속세율 구간을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록 공제 범위 내의 증여라 하더라도 자금의 출처를 명확히 하고 향후 세무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증여 계약서를 작성하고 증여세 신고를 마쳐두는 것이 안전한 자산 관리의 정석이다. 부부 사이의 6억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가문의 부를 지키고 전수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설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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