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검사 출신 특검 추천에 李 불쾌감…당청 ‘이상기류’
이 대통령, 혁신당 추천 후보 최종 임명…“불쾌감 표해”
‘친명’ 박홍근 “정청래, 추천경위 파악해 문책하라”

이재명 대통령이 2차 종합특검 후보 중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가 아닌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낙점하면서 민주당의 인사 추천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과 검찰개혁안에 대한 청와대의 불편한 기류에 더해 이번 사안까지 겹치면서 당청 간 갈등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했던 검찰 출신 법조인을 2차 특검 후보로 이재명 대통령 앞에 내밀었다. 그런데 그게 우리 민주당이 한 일이라고 한다”면서 “이게 믿어지느냐”고 적었다.
앞서 민주당은 2차 특검 후보로 전준철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2023년 대북송금 수사 당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1차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인물이다.
지난 5일 이 대통령은 판사 출신의 권창영 변호사를 2차 특검으로 임명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여당 추천 전 변호사가 아닌 혁신당 추천 후보를 임명했다는 점에서 예상을 깬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MBC는 이 대통령이 여당의 전 변호사 추천에 대해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런 사람을 추천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 ‘순수한 의도로만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고 MBC는 보도했다.
다른 참모도 “어떻게 이런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느냐”며 이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전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던 김성태 전 회장은 태국에서 압송된 뒤 구속 상태로 술과 연어회를 먹으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이재명에게 불리하게 진술하라”고 회유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MBC는 “김성태 전 회장은 자기가 살겠다고 이 대통령을 위험에 몰고 간 인물”이라며 “이 대통령은 여당이 그런 사람의 1차 변호인을 추천한 것에 화가 난 것”이라는 한 대통령 참모의 발언도 전했다.
민주당이 전 변호사의 이런 이력을 몰랐어도 큰 문제이지만, 사전에 알고도 추천한 것이라면 더 부적절한 일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문제 인식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도저히 임명하기 어려운 인사를 선택지에 넣어놓은 것만으로도 불쾌감을 느낄 만하다는 게 청와대의 분위기다. 여권 안팎에서는 사실상 ‘고의로’ 그런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박홍근 의원은 여당의 전 변호사 추천에 대해 “당 지도부는 제정신이냐. 검찰 정권의 내란 계엄을 뚫고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우리 당원들이 얼마나 참담하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청래 대표는 추천 경위 등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고, 엄중히 문책하기 바란다”면서 “‘논란 키우는 일 더 벌이지 말고 기본 당무나 꼼꼼히 챙기라’는 당 안팎의 목소리를 무겁게 새겨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추천이 향후 당청 간의 불신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민주당이 지난 5일 의원총회를 열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청와대 물밑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감지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보완 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음에도 이런 생각이 수용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당시 민주당의 의총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것 역시 이런 점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문제도 청와대와 민주당 간 미묘하게 엇갈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재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일절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여당 지도부의 합당 추진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합당이 되느냐 안되느냐와 별개로, 이런저런 이슈들이 범여권 내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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