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車 기준을 바꾸다”…5000만원대 7인승 SUV의 새로운 선택지 [시승기-푸조 올 뉴 5008]

정경수 2026. 2.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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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승기
프렌치 패밀리 SUV
연비·디자인·가격까지 챙긴
평균 연비 19㎞ 기록
지난 2일 경기 김포를 출발해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60㎞ 코스에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큰 차는 부담스럽다’는 고정관념을 절묘하게 비껴간다. 차체 길이는 분명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이상이지만, 운전석에 앉는 순간 체감되는 크기는 의외로 콤팩트하다. 대형 패밀리 SUV를 원하는 동시에, 운전의 부담은 줄이고 싶은 이들에게 정확히 꽂히는 지점이다.

지난 2일 경기 김포를 출발해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60㎞ 시승 코스에서 GT 트림을 시승하며 신형 푸조 5008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했는지 체감해봤다.

젊은 감성 입힌 프렌치 디자인

직접 몰아본 올 뉴 5008의 첫 인상의 포인트는 외관 디자인이다. 프랑스차 특유의 절제된 디자인이 곳곳에 반영돼, 패밀리 SUV임에도 무겁거나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다. 젊은 층이나 전형적인 패밀리카 이미지를 벗어난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만한 외관이다. 패밀리카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디자인에서는 운전자의 취향과 개성을 우선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2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의 외관 모습. 정경수 기자
“길이는 길지만, 폭은 부담 없다”

부담스럽지 않은 체감 크기도 인상적이었다.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160㎜ 늘어 중형급인 4810㎜의 크기를 갖췄지만, 운전석에 앉았을 때 체감되지 않는다. 차 길이는 긴데 좌우 폭이 상대적으로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아(전폭 1875㎜), 투싼 등 익숙한 중형 SUV를 몰아본 운전자라면 적응이 빠르다. 시야도 트여 있다. 큰 차 운전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이 될 듯 싶다.

실제로 다른 국산 경쟁 모델과 비교해보면 현대차 투싼보다 한 체급 위에 위치하면서도, 전폭은 큰 차이를 두지 않아 운전 부담을 낮췄다. 길이는 싼타페·쏘렌토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차체 폭을 상대적으로 억제해, 중형 SUV 이상의 공간감과 준대형급 부담 사이를 절묘하게 파고든다. 여기에 대형 SUV에 준하는 휠베이스를 확보해 실내 거주성과 활용성을 동시에 챙겼다.

지난 2일 경기 김포를 출발해 강화도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60㎞ 코스에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주행할수록 늘어나는 연비

올 뉴 5008은 1.2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0.9㎾h 배터리를 결합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앞세운다.

스마트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은 숫자보다 체감에서 먼저 드러난다. 시승 내내 연비는 약 19㎞/L 수준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주행 가능 거리다. 출발 당시 470㎞ 수준이던 주행 가능 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니 500㎞ 이상으로 늘어났다.

회생 제동과 전기 주행 비중이 높은 도심 구간에서 연료 효율을 확실히 챙긴 결과다. 배기량 1199㏄의 소형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조합은 ‘연비와 실사용’에 초점을 맞춘 설정이다.

ADAS는 조용하지만 정확하다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개입이 자연스러웠다. 차로를 또렷하게 따라가지만, 핸들 진동이나 과도한 경고음은 최소화했다. 알람이 뜨더라도 존재감은 크지 않아 장거리 주행 시 피로도를 줄인다. 운전자를 적극적으로 ‘간섭’하기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받쳐주는 느낌에 가깝다.

차급 대비 차체 흔들림은 억제돼 있다. 강화도 해안도로의 완만한 코너에서도 롤이 크지 않고, 차가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느낌도 없다. ‘패밀리 SUV는 무르다’는 인식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충분히 안정적이다.

지난 2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의 실내 공간 모습. 정경수 기자
프렌치 감성, 실내에서 완성된다

실내는 푸조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플로팅 타입의 21인치 커브드 플로팅 디스플레이는 실제로 떠 있는 느낌이 강하고, 화면에서 내비를 크게 띄워 설정할 수 있어 직관적이었다. 물리 버튼을 줄이고 자주 쓰는 기능을 위젯 형태로 배치하는 방식(i-토글)도 디지털 전환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시트는 어댑티브 볼스터로 몸을 단단히 잡아주며, 조수석까지 적용된 마사지 기능은 장거리 주행 시 ‘잠 깨는 효과’를 준다. 운전석 중심이 아닌, 동승자까지 배려한 구성이다.

엔진을 앞쪽으로 배치한 구조 덕분에 1열 레그룸이 넉넉하고, 전면 개방감도 뛰어나다. 패브릭 마감이 적용된 대시보드 전면과 천장은 고급스럽지만 동시에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지난 2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의 러기지 공간(트렁크 적재 공간). 정경수 기자
주행 질감과 적재 활용성에서는 호불호

노면 소음은 분명한 약점이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함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특히 가속 시 엔진 소음과 잔진동이 디젤에 가까운 질감으로 전달돼 피로도를 높인다. 출발 시 진동도 다소 크게 느껴진다.

회생 제동은 개입이 강한 편이다. 엑셀에서 발을 떼면 감속이 즉각적으로 이뤄져,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러기지 공간(트렁크 적재 공간)은 3열을 접어야 실사용이 가능하며, 3열 구조 탓에 적재 높이가 낮은 점도 아쉽다. 후면 정지등 크기가 작아 시인성 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프랑스보다 싸게”…가격에 담은 승부수

가격이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올 뉴 5008은 ‘알뤼르’와 ‘GT’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되며, 알뤼르 트림은 4890만원, GT 트림은 출시 기념 300대 한정으로 5590만원에 책정됐다. 수입 7인승 패밀리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접근성이 높다는 평가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가격, 프랑스 현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세팅했다”며 “국산 중형 SUV(4000만원대)와 국산 럭셔리 SUV(6000만원대) 사이 가격대, 즉 5000만원대 중반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수입차=유지비 부담’ 우려에 대해서는 보증과 무상 유지관리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방 대표는 “수입차를 사면서 두려워하는 건 AS 비용”이라며 “보증뿐 아니라 5년 무상 메인터넌스를 제공해 경제적으로 오너십을 가져갈 수 있는 차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본지 기자가 시승을 한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 모델의 실내 공간. 플로팅 타입의 21인치 커브드 플로팅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가족과 취향 사이에서 찾은 균형

푸조 올 뉴 5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연비와 디자인, 그리고 ‘운전 부담을 낮춘 대형 SUV’라는 정체성이 분명한 모델이다. 큰 차가 필요하지만, 큰 차를 몰고 싶지는 않은 이들. 가족을 위해 공간은 필요하지만, 취향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운전자라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특히 이른바 ‘아빠 차’로 불리는 중형 SUV 시장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영역이다. 넉넉한 공간과 준수한 연비, 안정적인 승차감과 안전성은 기본이고, 여기에 ‘디자인도 어느 정도는 예뻤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더해진다. 결국 가족을 만족시킬 수 있는 기능성을 고루 갖춘 차가 선택받는다.

프랑스에서 기획·디자인·생산까지 이뤄진 올 뉴 5008은 가족을 위한 공간과 기능을 충실히 담으면서도, 운전자의 감각과 개성을 드러내는 ‘리얼 프렌치 패밀리 SUV’를 지향한다. 이미 자녀가 성장해, 이제는 나만의 취향을 조금 더 드러내고 싶은 가장에게 5008이 겨냥한 지점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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