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 · 경기 국힘 후보들 속타...수도권 민심과 엇박자”

박종일 2026. 2. 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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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7일 오후 티비조선 ‘강적들’ 출연 “서울시 구청장과 100여명에 이른 시의원, 경기도 기초단체장과 도, 시의원 등 수천명 후보들 장동혁 대표만 바라봐. 이분들 지금 속 타들어간다“고 질타
7일 저녁 티비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발언한 오세훈 서울시장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여권 지도부를 향해 날 선 메시지를 던졌다. 수도권 민심과 동떨어진 당 지도부의 노선이 서울과 경기 지역 국민의힘 후보들을 옥죄고 있으며, 단기 부동산 정책과 무리한 공급 확대가 오히려 시장을 자극하고 도시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다.

발언 전반에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수도권 위기 인식과 중앙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적 문제 제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오 시장은 7일 오후 방영된 티비조선 ‘강적들’에 출연, “서울시장 후보, 경기도지사 후보는 물론 서울의 25개 자치구청장과 경기도 기초단체장들까지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며 “수도권 민심을 완전히 거스르는 당 지도부 노선 때문에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여권 내부의 위기감을 공개 석상에서 직접 언급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불만 표출이 아니라, 수도권 선거를 치르는 지방정부 책임자의 시각에서 당 지도부에 보내는 경고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그동안 당내 갈등 국면에서도 비교적 절제된 발언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메시지는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다.

“두 달짜리 정책…선거 지나면 시장이 반응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오 시장의 진단은 더욱 직설적이다. 그는 최근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기조를 두고 “한두 달 정도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다들 안다. 이게 두 달짜리라는 걸”이라고 말했다. 선거 시기를 겨냥한 단기 처방이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발언이다.

진중권 교수가 “지방선거 이후에는 결국 시장과 부동산 정치를 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오 시장은 “시장은 정책 설계자의 의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며 “2~3개월이 지나면 오히려 집값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구조적 공급 해법이 아닌 정치 일정에 맞춘 관리형 정책에 머물고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읽힌다. 특히 수도권 주택시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서울시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작지 않다.

용산국제업무지구…“서울시가 방해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늦춘다”

중앙정부와의 정책 충돌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논란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방해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로는 정부가 서울시를 방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당초 용산국제업무지구에 6000가구 공급 계획을 세웠고, 해당 부지가 코레일 소유인 만큼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8000가구까지 확대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정부가 추가로 2000가구 증설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 오 시장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8000가구만 지어도 닭장 아파트가 된다”며 “여기에 2000가구를 더 얹으면 초·중·고 학교 부지를 별도로 확보해야 하고, 국제업무지구 내 토지 재배치가 불가피해져 사업이 오히려 2년 이상 늦어진다”고 지적했다. 숫자 위주의 공급 논리가 도시 기능과 사업 속도를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는 경고다.

DDP 논란에 정면 반박…“공공건축물 중 유일한 흑자 효자”

도시 정책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수치로 반박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활용 논란과 관련해 그는 “DDP는 폄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 시장에 따르면 DDP는 현재 가동률 약 80%를 기록하고 있으며, 공공건축물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시설이다. 건립비 약 4500억원이 투입됐지만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은 1600억원에 달한다. 하루 임대료가 1억원에 이르지만 예약은 2년 뒤까지 꽉 찼다.

인근 상권에 미치는 경제 효과도 뚜렷하다. 최근 3년간 카드 사용액은 약 30% 증가했고, 외국인 카드 사용액은 600% 이상 늘었다. 오 시장은 “광화문광장, 한강변과 함께 서울을 찾으면 반드시 들르는 랜드마크”라고 강조했다.

여권 내부를 향한 ‘수도권 경고음’

오 시장의 이번 발언은 정치·부동산·도시 정책을 관통한다.

여권 지도부에는 수도권 민심과의 괴리, 정부에는 무리한 공급 중심 사고, 정치권 전반에는 도시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각각 짚었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수도권의 표심은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의 메시지는 단순한 시정 설명을 넘어, 여권 내부를 향한 경고음이자 선거 이후를 내다본 정책 책임론으로 읽힌다.

수도권 민심의 방향을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하는 현직 서울시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 파장은 선거 국면이 깊어질수록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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