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가 문화공간으로…의성 효 기획전 ‘공경’
‘효BTI’ 체험·지역 설화 담아 공경 재해석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바꾼 의성농촌효테마공원이 첫 기획전에서 전통적 가치로 인식돼 온 '효'를 규범이 아닌, 오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화두로 제시했다.
의성군(군수 김주수)은 단밀면에 위치한 의성농촌효테마공원 2층 '효리스페이스'에서 효(孝)를 주제로 한 기획전 '공경(恭敬)'을 다음 달 10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공원 개관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지난달 28일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효를 개인이 따라야 할 도덕이나 윤리로 설명하는 데서 한 발 비켜선다.
유교에서 관계와 윤리의 출발점으로 여겨져 온 효가 '공경'이라는 태도로 확장돼 왔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오늘의 삶과 인간관계 속에서 다시 생각해 보도록 구성했다.
무엇을 가르치기보다는, 우리가 타인과 세계를 어떤 자세로 대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묻게 한다.

전시장에는 김현주, 박진영, 이민주, 이정은, 최민경, 천소연, 최민수 등 작가 7명이 참여했다.
사진과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경의 의미가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넘어 장소와 풍경, 시간과 기억, 사라져가는 흔적들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풀어냈다.
운영 측은 이 전시를 효리스페이스의 향후 기획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사례로 보고 있다.
전시 구성에는 단밀면 일대에 전해 내려오는 효 설화도 포함됐다.
준비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어르신들의 구술과 인터뷰를 통해 삶의 기억 속 이야기를 수집했고, 이를 전시 텍스트로 정리해 상설 전시 공간에 배치했다.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설화를 현재의 목소리로 다시 불러낸 셈이다.
설화는 과거의 이야기로 머물지 않는다.
향토 음식 레시피를 소개하거나, 일상에서 경험한 효의 순간을 나누는 체험 프로그램도 순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금 이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과 생활 감각을 전시에 함께 담아내겠다는 취지다.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인 '효BTI'도 마련됐다.
간단한 질문을 통해 개인의 효 성향을 살펴보고, 연령대별로 선호되는 효의 방식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 관람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관계를 되돌아보는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전시를 기획한 한 관계자는 "이번 '공경'은 효를 정답처럼 제시하기보다, 우리가 세계와 어떤 태도로 관계 맺고 있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자리"라며 "잠시 멈춰 바라보는 시간이 일상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의성농촌효테마공원은 폐교된 옛 단밀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문화공간으로,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공원 운영은 의성문화사(대표 박진영)가 맡고 있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의성군민은 무료, 다른 지역 방문객은 1000원이다.